“통화내역 없는 표본 11%나 포함”
울산시선관위, 검찰에 수사 의뢰
울산시선관위, 검찰에 수사 의뢰
선관위가 여론조사기관을 여론조사 조작 혐의로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울산시선관위는 울산 ㅇ사 여론조사원 31명이 5·31지방선거와 관련해 전화 여론조사를 벌이면서 응답자들의 의사를 왜곡해 여론조사를 했는지, ㅇ사 대표 ㄱ씨 등이 조사원들에게 여론조사 왜곡을 지시 또는 묵인했는지에 대해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고 30일 밝혔다.
시선관위는 ㅇ사가 제출한 전화 설문 통화내역을 토대로 설문 항목에 견줘 지나치게 통화시간이 짧거나 조사원이 전화를 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은 전화번호도 표본에 다수 포함된 것을 발견했다.
시선관위 조사결과, 〈한국방송 울산방송〉 의뢰로 지난 9~10일 19살 이상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전화설문에선 성별·연령·직업 등 기본 4항목을 포함해 질문이 16개였으나 통화시간이 30초 미만인 표본이 100건(6.6%)을 넘었다. 또 전화로 설문을 시도했지만 통화내역이 없는 표본이 168건(11.2%)이나 됐다. 선관위가 자체 실험을 통해 최소 통화시간으로 계산한 2분30초 미만 표본도 486건(32.4%)이나 됐다.
〈경상일보〉 의뢰로 12~13일 같은 표본으로 벌인 전화설문에선 기본 4항목을 포함해 질문이 11개였으나 통화시간이 30초 미만인 표본이 50건(3.3%) 이상이었고 통화내역이 없는 것이 135건(9%)이었다. 통화시간 2분30초 미만 표본은 624건(41.6%)이나 됐다.
두 여론조사에선 한나라당 박맹우 울산시장 후보의 지지도가 49.1~57.8%로 민주노동당 노옥희 후보(15.5~16.1%)와 열린우리당 심규명 후보(5.8~9.2%)를 3~9배 가량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울산시 선관위 오장문 지도과장은 “통화가 되지 않은 이들은 표본에서 빼야 하는데 표본에 넣고 1.3초 통화한 이도 표본에 넣는 것은 상식 이하”라며 “여론조사를 왜곡해 발표하는 것은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중대한 범죄”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ㅇ사 대표 ㄱ씨는 “여론조사 직후 10%를 무작위로 뽑아 검증했으며 조사원도 사전 교육을 통해 훈련을 했다”며 “조사원들이 부실 조사를 했는지 조사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해명했다.
울산시선관위의 조사는 열린우리당 심 후보 쪽이 자체 여론조사보다 지지도가 너무 낮게 나오자 지난 16일 조사를 의뢰해 이뤄졌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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