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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 차량 피습

등록 2006-09-29 19:52수정 2006-09-30 02:26

방우영 조선일보사 명예회장의 벤츠 승용차가 29일 오후 경기 의정부시 가능동 도로에서 20대 남자 2명의 습격을 받아 뒷유리가 깨진 채 길 위에 세워져 있다. 의정부/연합뉴스
방우영 조선일보사 명예회장의 벤츠 승용차가 29일 오후 경기 의정부시 가능동 도로에서 20대 남자 2명의 습격을 받아 뒷유리가 깨진 채 길 위에 세워져 있다. 의정부/연합뉴스
방응모 전사주 추도식 귀갓길
20대 2명 벽돌 던지고 도주
유리창 깨졌으나 일행 무사
경찰 “조선일보 불만세력 추정”
방우영 조선일보사 명예회장이 탄 차가 정체불명의 청년 2명에게 습격을 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9일 오후 1시께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 형제모터스 앞 2차로 도로에서 방우영 조선일보사 명예회장의 벤츠 S600 승용차가 20~30대로 보이는 남자 2명한테 습격을 당했다. 등산가방을 멘 모습의 이들은 방 회장의 벤츠 승용차가 선산 진입로에서 2차로로 들어서려고 잠시 멈춘 순간 갑자기 튀어나와, 미리 준비한 벽돌로 방 회장 승용차의 운전석 뒤쪽 유리창을 두 차례 내리친 뒤 밭을 가로질러 근처 아파트 단지 쪽으로 달아났다. 이들의 공격으로 방 회장의 승용차는 왼쪽 뒷유리창이 부서졌지만, 방 회장은 다치지 않았다.

사건 직후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과 운전기사 유씨가 범인들을 20분 가량 쫓아갔으나, 이들은 3m 높이의 아파트 담장을 뛰어넘어 달아났다.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벽돌은 흰 종이로 포장된 뒤 다시 비닐로 싸여 있었고, 흰 종이엔 붉은색과 검은색으로 “근조 민족의 적 조선일보”라는 글귀가 인쇄돼 있었다.

목격자들은 “직접 유리창을 깬 범인은 모자나 마스크, 장갑 등을 끼지 않았다”며 “옆쪽에 다른 한 명이 대기하고 있다가 함께 도망쳤다”고 말했다.

이날 방 회장은 조선일보사 임직원과 방씨 가족 등 30여명과 함께 고 방응모 조선일보 사주의 추도식에 참석했다 돌아가는 길이었다. 범인들은 묘소 진입로가 일반 도로와 만나는 지점에서 임직원들을 태운 버스가 먼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가 잠시 멈춰선 방 회장의 승용차를 공격한 것으로 보인다.

수사에 나선 허남석 의정부경찰서장은 “조선일보에 불만을 품은 이들의 계획적인 범죄로 추정된다”며 “언론사 사주를 노린 범행인 만큼 범인 검거는 물론 배후가 있는지까지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비닐로 싼 벽돌과 방 회장 차의 뒷유리창에서 지문을 채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달아난 2명 말고도 신원을 알 수 없는 2~3명이 사건 직후 방 회장의 승용차 근처에서 서성거리다 사라졌다는 증언도 있어 모두 4~5명이 범행에 가담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종원 조선일보 경영기획실장은 “추도식 일정을 회사 간부들과 가족들에게만 통보했는데도 범인들이 정확하게 시간과 장소를 알고 있었던 점으로 미뤄 상당히 치밀하게 준비한 범행인 것 같다”며 “언론에 대한 테러행위가 분명한 만큼 경찰이 철저히 수사해 진상을 밝혀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방 회장이 탄 벤츠 최고급 세단형 모델인 ‘s600’은 6000cc급으로 가격이 2억6600만원이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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