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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탤런트 정다빈씨 마지막 가는 날

등록 2007-02-11 19:33수정 2007-02-12 00:48

정다빈(본명 정혜선)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에 10일 오후 영정사진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정다빈(본명 정혜선)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에 10일 오후 영정사진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연예인 비극적 죽음마저 상품화
말초적 관심 보도에 인권은 실종
11일 밤 10시께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엔 17대의 디지털 카메라와 8대의 비디오 카메라가 불을 밝혔다. 무선 인터넷이 되는 수십대의 노트북 컴퓨터들도 빈소를 지켰다.

지난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빌라 2층에서 숨진 채 발견된 탤런트 정다빈(본명 정혜선·27)씨는 연예활동을 할 때보다 더 조명을 받고 있다. 2003년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로 인기를 모았던 정씨는 2005년 드라마 <그 여름의 태풍> 이후 2년 가까이 연예활동이 적어 괴로워하던 터였다.

그의 마지막 길을 카메라 수십대의 ‘눈’이 지켜봤고, 포털사이트와 방송 화면들이 ‘입’이 돼 이를 전달했다. ‘소속사, 정다빈 남자친구와 동거 가능성 일축’ ‘정다빈 사망 전한 연예가중계 시청률 폭등’ ‘장례식장 전광판의 고(故) 정다빈의 이름’ 등 소식이 실시간으로 보도됐다.

유명인의 자살이 일반인에게도 자살 충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베르테르 효과’가 걱정된다는 소식도 있었다. 정씨의 마지막까지 ‘상품 가치’가 있는 소식들이 넘쳐났다. 그의 생전 활동이나 출연작 등에 대한 회고나 추모, 애도는 별로 볼 수 없었다.

속보 싸움이 되다보니 오보도 양산됐다. 소속사 관계자의 한 마디에 ‘같이 있었던 남자, 남자친구 아닐 가능성’이라는 뉴스가 나오고, ‘벽제 화장터로 간다’는 뜬소문이 버젓이 사실로 둔갑하기도 했다. 한 인터넷 매체 기자는 “하루에 기사를 10~20개 올리는데, 자주 틀리고 또 고친다”며 “어차피 이 바닥이 그렇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연예인들의 비극적 죽음에 대해 언론이 좀더 신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일중 디와이 엔터테인먼트 이사는 “연예인의 죽음을 두고 근거없는 추정을 쏟아내거나, 하나의 ‘상품’이 사라진 것으로 보는 잔인한 시선이 존재한다”며 “떠난 사람이나 유족에 좀더 예의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강명석 대중문화 평론가는 “어쩌면 정씨를 죽음으로 몰았을 수도 있는 언론이나 대중의 말초적인 관심이 죽음 뒤에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씨의 죽음 앞에선 ‘공인’이라는 연예인의 ‘인권’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 ‘연예상품’의 소멸에 대한 경쟁적 보도만 무성했다.

한편,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날 유족들의 요청에 따라 압수수색영장을 받아 12일 부검을 벌일 예정이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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