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 원흥이방죽 두꺼비 산란 대장정
청주 구룡산 일대에 서식 중인 두꺼비 한마리가 산란을 위해 원흥이방죽으로 이동하며 유도막을 넘고 있다. (연합뉴스)
“82억들여 87마리 늘려” 보도에 “개발주의자 수준 보여줘”
“1억원짜리 두꺼비?”
‘금두꺼비’아닌 ‘다이아몬드두꺼비’라도 되나? 웬 두꺼비가 1억원?
<문화일보>는 13일치 1면머릿기사로 ‘생각뉴스’라는 문패를 달고 “두꺼비 몸값이 1억?”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 기사를 요약하자면, 두꺼비 서식지 보호를 위해 청주 원흥이방죽 주변에 82억원을 들여 생태공원을 조성했는데 두꺼비 개체수를 조사해보니 87마리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투입된 돈과 늘어난 두꺼비 개체수를 비교해보니, 두꺼비 1마리당 1억원의 돈이 들었다는 얘기다.
문화일보의 기사내용이다.
‘두꺼비 몸값 1억원’에 대해, 관련된 당사자와 전문가의 의견을 물었다. 2003년 청주 산남3지구 택지개발 과정에서 원흥이방죽에서 두꺼비 서식지가 발견된 이후 두꺼비 서식지 보존운동을 활발히 펼쳐온 박완희 원흥이생명평화회의 사무국장은 <문화일보> 보도에 대해 “공식적으로 대응해야 할지 고민이다”라며 “너무 황당해서 대응가치 없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두꺼비 사는 곳은 사람도 살기좋은 곳” 박 국장은 생태공원의 가치를 두꺼비 한마리의 몸값으로 따져 계산한 것에 대해 어이없어했다. “두꺼비 한 마리의 몸값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라져가는 두꺼비라는 종을 살리기 위해 생태공원을 조성한 것이 소중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대부분 도시가 생태 복원을 화두로 개발사업을 벌이고 있고, 도시화로 생태환경이 떨어진 것을 다시 복원을 한 것이 가치가 있다는 게 박 국장의 말이다. 박 국장은 “경제적 가치를 따지려면 두꺼비 1마리의 몸값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해서 늘어날 두꺼비의 개체수와 해마다 이 곳을 찾을 사람들의 교육적 효과와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따져야 한다”며 “두꺼비가 사는 곳은 사람도 살기 좋은 곳”이라고 말했다. 청주시, ‘두꺼비가 사람과 함께 사는 곳’ 청주의 명물로 ‘두꺼비 살리기’는 청주시민들의 높은 관심과 호응 아래 진행돼온, 이 지역의 대표적인 환경운동이다. 두꺼비살리기 서명에는 5만명의 시민이 참여했고, 행사엔 1500~2000명씩이 모이고 있다. 원흥이 방죽 인간띠행사에는 새벽 6시에 열린 행사이지만 지역 주민 700여명이 모이는 등 청주권의 42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청주권 최대 사회단체 연합모임이기도 하다. 박 국장은 “두꺼비마을로 안착하고 있어 더 발전시키려고 하는데, 기사가 나오니 참 힘이 빠진다”고 말했다. 청주시는 시민·환경단체 등과 함께 원흥이 방죽 두꺼비 생태공원을 청주의 명물화를 추진하고 있다. 시는 ‘살고싶은 도시 만들기 도시사업 선정 사업’에 원흥이 방죽 생태공원 조성계획안을 내는 등 2009년까지 원흥이 생태공원화 사업 추진하고 있다. 시민들도 원흥이 방죽 옆 땅 한평 사기 운동을 펼쳐, 지금까지 500여만원을 모았다. 연말까지 1억여원 모아 시민공원을 만들 계획이다. 두꺼비 생태공원 만들면 ‘두꺼비’만 사용?…진짜 혜택은 ‘사람’이 생태공원의 두꺼비 주이동통로는 아파트 단지 안에 있어 두꺼비도 산란기에 이동하지만, 최대의 이용자는 당연히 주민들이다. 이 아파트는 우리나라에서 유례가 없는 양서류 서식환경이 보존된 아파트 단지가 되었다. 82억원이 두꺼비 87마리를 위해 쓰였다는 것도 정확하지 못한 보도다. 82억원은 생태문화관을 짓는 데 18억원, 생태육교 건설 20억원 등 두꺼비만이 아닌 사람을 비롯한 다른 생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원'을 조성하는 비용이 포함된 액수다. 관찰데크 건설과 나무심기 등 직접적인 `생태'공원을 조성하는 데는 29억원이 들었다. 생태공원은 생태학습장, 주민 휴식·운동·놀이 공간으로 사용되며 그 부가가치를 단순히 1년 만에 늘어난 두꺼비 개체수로 따질 수 없다. 또한 생태공원 조성비용은 토지개발공사가 산남3지구에서 거둔 택지개발 이익금의 일부를 환원하는 차원에서 아파트 토지조성원가와도 무관하다.
최성각씨 “개발주의자의 천박한 몰이해”
환경운동을 펼치는 작가 최성각 풀꽃평화연구소장은 이 보도에 대해 “무식하기 이를 데 없다. 도롱뇽이나 두꺼비를 지키려고 하는 진정성에 대한 몰이해와 개발주의자의 수준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풀꽃세상을위한모임은 새나 돌에게 ‘풀꽃상’을 드리며, 자연의 일부인 인간이 자연에 대한 존엄성을 회복하자는 운동을 벌이는 시민단체이다.
이번 개체수 조사에 참여한 교원대 양서류팀 성하철 연구원(박사)도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성 박사는 “두꺼비 개체수가 얼마나 될지는 100~200년 뒤까지 따져봐야 하는 문제다. 국내에 두꺼비 생태 관련 연구가 전혀 없는 상태로, 원흥이방죽의 두꺼비 서식지 복원은 하나의 모델이 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사실 두꺼비 한마리를 1억원이라 본다면, 그만큼 가치가 있다고도 본다. 즉 생태교육, 생명의 존귀를 높여줄 수 있는 계기”라고 말했다.
“두꺼비는 1억원 가치 갖고 있다…생명의 존귀성”
성 박사는 “두꺼비가 생태계에서 특별히 중요한 위치에 있다”며 “양서류인 두꺼비가 살 수 있는 환경은 습지와 녹지 함께 다 건강하다는 표지”라고 말했다. 두꺼비는 우리 전래동화에서 보듯 우리 생활과 친밀한 동물로, 해충과 벌레를 먹고 산다.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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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3월13일치 1면 머릿기사로 실린, 두꺼비 몸값 기사. 신문의 1면에 머릿기사로 선정되려면 신문사 편집국에서 여러 단계의 논의를 거쳐야 한다. 신문사가 그날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한 기사가 1면 머릿기사다.
‘두꺼비 몸값 1억원’에 대해, 관련된 당사자와 전문가의 의견을 물었다. 2003년 청주 산남3지구 택지개발 과정에서 원흥이방죽에서 두꺼비 서식지가 발견된 이후 두꺼비 서식지 보존운동을 활발히 펼쳐온 박완희 원흥이생명평화회의 사무국장은 <문화일보> 보도에 대해 “공식적으로 대응해야 할지 고민이다”라며 “너무 황당해서 대응가치 없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두꺼비 사는 곳은 사람도 살기좋은 곳” 박 국장은 생태공원의 가치를 두꺼비 한마리의 몸값으로 따져 계산한 것에 대해 어이없어했다. “두꺼비 한 마리의 몸값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라져가는 두꺼비라는 종을 살리기 위해 생태공원을 조성한 것이 소중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대부분 도시가 생태 복원을 화두로 개발사업을 벌이고 있고, 도시화로 생태환경이 떨어진 것을 다시 복원을 한 것이 가치가 있다는 게 박 국장의 말이다. 박 국장은 “경제적 가치를 따지려면 두꺼비 1마리의 몸값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해서 늘어날 두꺼비의 개체수와 해마다 이 곳을 찾을 사람들의 교육적 효과와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따져야 한다”며 “두꺼비가 사는 곳은 사람도 살기 좋은 곳”이라고 말했다. 청주시, ‘두꺼비가 사람과 함께 사는 곳’ 청주의 명물로 ‘두꺼비 살리기’는 청주시민들의 높은 관심과 호응 아래 진행돼온, 이 지역의 대표적인 환경운동이다. 두꺼비살리기 서명에는 5만명의 시민이 참여했고, 행사엔 1500~2000명씩이 모이고 있다. 원흥이 방죽 인간띠행사에는 새벽 6시에 열린 행사이지만 지역 주민 700여명이 모이는 등 청주권의 42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청주권 최대 사회단체 연합모임이기도 하다. 박 국장은 “두꺼비마을로 안착하고 있어 더 발전시키려고 하는데, 기사가 나오니 참 힘이 빠진다”고 말했다. 청주시는 시민·환경단체 등과 함께 원흥이 방죽 두꺼비 생태공원을 청주의 명물화를 추진하고 있다. 시는 ‘살고싶은 도시 만들기 도시사업 선정 사업’에 원흥이 방죽 생태공원 조성계획안을 내는 등 2009년까지 원흥이 생태공원화 사업 추진하고 있다. 시민들도 원흥이 방죽 옆 땅 한평 사기 운동을 펼쳐, 지금까지 500여만원을 모았다. 연말까지 1억여원 모아 시민공원을 만들 계획이다. 두꺼비 생태공원 만들면 ‘두꺼비’만 사용?…진짜 혜택은 ‘사람’이 생태공원의 두꺼비 주이동통로는 아파트 단지 안에 있어 두꺼비도 산란기에 이동하지만, 최대의 이용자는 당연히 주민들이다. 이 아파트는 우리나라에서 유례가 없는 양서류 서식환경이 보존된 아파트 단지가 되었다. 82억원이 두꺼비 87마리를 위해 쓰였다는 것도 정확하지 못한 보도다. 82억원은 생태문화관을 짓는 데 18억원, 생태육교 건설 20억원 등 두꺼비만이 아닌 사람을 비롯한 다른 생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원'을 조성하는 비용이 포함된 액수다. 관찰데크 건설과 나무심기 등 직접적인 `생태'공원을 조성하는 데는 29억원이 들었다. 생태공원은 생태학습장, 주민 휴식·운동·놀이 공간으로 사용되며 그 부가가치를 단순히 1년 만에 늘어난 두꺼비 개체수로 따질 수 없다. 또한 생태공원 조성비용은 토지개발공사가 산남3지구에서 거둔 택지개발 이익금의 일부를 환원하는 차원에서 아파트 토지조성원가와도 무관하다.
청주시 산남3지구에 조성중인 두꺼비 생태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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