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전 간부 “영수증 안받아”
민노당쪽 “회계처리 여부는 몰라”
민노당쪽 “회계처리 여부는 몰라”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전임 집행부의 회계부정 의혹과 관련해 일부 금액이 민주노동당 등에 전달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한 언론노조 전 간부는 24일 “지난해 5·31 지방선거 때 민주노동당 후보 1명에게 200만원, 3명에게 각각 100만원 등 모두 4명에게 500만원을 후원했다”며 “(개정 정치자금법에 따라 노조명의 정치자금 후원이 금지됐기 때문에) 영수증을 받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돈을 받은 것으로 언급된 민주노동당 인사는 “100만원을 후원받은 게 사실”이라며 “실무자가 그 돈을 어떻게 회계처리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언론노조 전 간부는 또 “2005년 말 진보성향 인터넷매체 <레디앙>이 창간준비할 때 500만원을 지원했지만 일반회계로 처리하기 어려워 민주노동당 의원단에게 전달한 것으로 처리했다”며 “회계상 편법 처리한 것이지 배달사고를 일으킨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광호 <레디앙> 대표는 “500만원을 출자받은 건 사실”이라며 “그 사람을 <레디앙> 주주명부에 올렸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언론노조 전 총무부장 김아무개씨의 횡령과 관련한 고발 사건을 조사부(부장 김대호)에 배당했다. 검찰은 언론노조 쪽이 제출한 고발장 및 자료를 검토하고 고발인 이준안 위원장부터 불러 조사한 뒤 김 전 총무부장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박철준 중앙지검 1차장은 “고발인 조사 일정 등 구체적인 수사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수사를 끝낼 계획”이라며 “일단 언론노조 쪽에서 김씨만 고발했기 때문에 전 집행부 차원의 공금 유용 의혹 부분까지 수사할 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차장은 “일반적인 수사 원칙에 따르면, 검찰은 혐의가 있으면 수사하게 돼 있다”고 말해, 언론노조 쪽의 추가 고발 없이 수사를 전 집행부 차원으로 확대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서정민 전정윤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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