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병원에 입원중인 전 영동지국장 이주형님. 서울한사모 제공
지국 24시
창간 때부터 19년 동안 충북 영동군에서 <한겨레>지국을 운영해 온 창간주주 이주형(59)님이 지난 1일 건강상의 이유로 안타깝게 지국을 내놓게 되었습니다. 신문 배달 등 지국 운영은 힘든 일인지라 지금의 몸으로는 더 이상 유지하기가 어려워서입니다. 자식만큼이나 사랑한 한겨레 지국을 그만두려니 가슴이 아프답니다. 그런 그가 얼마 전 지역 독자들에게 신문에 끼워 보낸 편지를 소개합니다.
존경하는 한겨레 애독자님께
3월31일 한겨레 주주총회를 다녀온 뒤, 300쪽 가량의 원고를 읽고, 생명평화탁발순례 청주 무심천과 시내 일부 걷기….
연일 무리한 일정으로 거울 앞에 선 제 모습을 보니 몸이 많이 마른 상태고 체중도 49㎏. 오랫동안 체중을 52~53㎏으로 유지해 건강을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4월 21일 갑자기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간 저는 이미 영양실조 상태였고, 지난해 건강검진 때만 해도 없었던 당뇨가 나오고 수치가 400이 넘는다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한겨레> 애독자님! 창간 때부터 <한겨레> 지국을 운영하며 하루도 빠짐없이 배달해 오던 일을 계속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참언론’에 대한 열정으로 곧 20돌을 맞는 <한겨레>는 나의 자식 같고, 영원한 친구 같습니다. 때로는 아내가 질투를 할 만큼 한겨레를 사랑한 저는 병원 신세로 아내에게는 죄인 아닌 죄인이 되었습니다. 20돌을 앞두고 이렇게 건강을 챙기지 못하고 지국을 그만두게 되어 독자님들께 무한히 죄송하고 저 자신은 패배자가 된 느낌마저 듭니다.
완쾌되면 ‘한겨레 홍보활동가’로 새로운 진로를 모색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영동에서 <한겨레>를 애독해주신 독자님들께 너무 고맙고 감사합니다. 여러분과 마지막 헤어지는 마당에 왠지 서럽고 눈물이 솟구칩니다. 빨리 완쾌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충남대 병원 본관 426호에서 영동지국장 이주형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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