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감봉으로 미흡”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 본부(위원장 진종철)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노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영진이 내놓은 감봉 등의 조처로는 공영방송의 도덕성에 상처를 입힌 것에 대한 충분한 대가를 치렀다고 할 수 없으므로 정연주 사장은 무한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종철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영진의 월급을 3개월 감봉해봤자 석달 동안 600만원의 금전적 손실을 볼 뿐”이라며 “돈 600만원으로 어떻게 한국방송의 도덕성과 신뢰성을 무너뜨린 책임을 다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노조는 정 사장이 물러나지 않으면 30일부터 사장 출근 저지 투쟁과 함께 수사 의뢰, 전국 조합원 비상총회 등 모든 대응수단을 적극적으로 강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29일 오전 정 사장한테 자진사퇴 건의서를 보내는 한편, 이날 철야 긴급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정 사장의 퇴진을 관철시키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노조는 이날 ‘사건 진상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노조가 너무 성급하게 대응한다’는 안팎의 시선을 의식한 듯, 사장 퇴진 결의가 본부 노조 집행부(14인), 중앙위원(17인), 19개 지부장 등으로 이뤄진 ‘전국 집행위원회’에서 찬성29 반대 10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한편, 정연주 사장 등 한국방송 경영진은 지난 25일 불법 도청 사건에 대해 책임을 지고 경영진의 감봉 3개월 처분과 노무팀 해체, 노사 공동진상조사위원회 제안 등 세가지 조처를 내놓았다.
김영인 기자 soph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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