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급 가입 대상’으로 8월말 창립총회 목표
‘강동순 녹취록 파문 때 동석’ PD가 설립 주도
‘강동순 녹취록 파문 때 동석’ PD가 설립 주도
한국방송에서 간부급을 가입 대상으로 하는 ‘제2노동조합’이 출범한다.
‘제2노조’는 애초 단위 사업장에서 복수노조가 허용되지 않는 노동관계법에 따라 적법성을 얻지 못했다. 그러다 기존 노조와 조직대상을 달리한다는 점을 인정받아 노동부 설립신고증을 받게 됐다.
‘제2노조’는 ‘강동순 방송위원 녹취록 파문’의 당사자로 지난 5월 ‘6개월 정직’ 징계를 받았던 윤명식(55) 피디가 주도한다. 따라서 한국방송 일부 고참사원 중심의 정연주 사장 반대정서와 통하고, 정치적으로는 친한나라당 성향을 띨 것으로 보인다.
윤 피디는 29일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1직급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케이비에스 공정방송노동조합(가칭)’ 설립 허가 교부증을 노동부로부터 받았다”며 “가입 신청을 받고 발기인 대회를 거쳐 8월 말 창립총회를 여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정 사장이 시행한 팀제 개편 이후 팀장이 되지 못한 기존 간부급 사원들의 복지상 불이익이 늘었다”며 “이들의 권익 대변 필요성에 따라 공정방송노조를 추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의 조직 개편에 불만을 가진 이들의 심정적 지지를 예상하게 하는 대목이다. 윤 피디는 “가입 대상자는 모두 300명 가량인데 벌써부터 가입 의사를 밝혀온 이들이 꽤 된다”고 전했다.
윤 피디는 지난해 11월 강동순 방송위원회 상임위원, 유승민 한나라당 의원 등과의 술자리에서 공정방송노조 설립을 언급했다. 당시 녹취록을 보면, 윤 피디가 “내년에 이거(공정방송노조) 되면 (한나라당이) 정권을 찾아오는 데 일조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나와 있다. 공정방송노조가 친한나라당 성향을 띨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윤 피디는 “김대업 사건 보도, 탄핵 보도 등 편파적인 보도행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감시해야 한다는 게 한국방송에서 오랫동안 일해 온 간부들의 생각이고 이 또한 공정방송노조 설립의 한 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른 간부급 피디는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는 데 도움이 되겠다며 추진하는 노조에 가입하려는 이들이 얼마나 될지 미지수”라며 부정적인 뜻을 밝혔다.
윤 피디는 2005년 노동부에 공정방송노조 설립신고서를 냈으나 복수노조라는 이유로 반려됐다. 이후 노동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내어 지난 14일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한편, 기존 한국방송 노조의 백용규 조직국장은 “노조 규약·규정에 가입 대상을 제한하는 조항이 없어 올해부터 1직급 이상도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단체협약 개정안을 사쪽과 협의하는 도중에 이런 움직임이 있어 곤혹스럽다”며 “향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한편, 기존 한국방송 노조의 백용규 조직국장은 “노조 규약·규정에 가입 대상을 제한하는 조항이 없어 올해부터 1직급 이상도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단체협약 개정안을 사쪽과 협의하는 도중에 이런 움직임이 있어 곤혹스럽다”며 “향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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