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 1986~2007년 조사
어린이 프로그램도 절반 넘어서
‘웃는 day’ 등 어색한 조어도 범람 방송 프로그램 제목에 외래어가 넘쳐나는 등 우리말 파괴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국어원이 1986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방송> <문화방송> <에스비에스> <교육방송> 등 지상파 방송 4사 5개 채널 방송 프로그램 제목 1만3639건, 2만8766어절을 분석한 결과다. 국립국어원은 이를 ‘방송 프로그램 제목 언어사용 실태조사’라는 책으로 펴냈다. 외래어 많은 보도 프로그램=외래어나 외래어가 포함된 제목이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시기별로는 86년부터 5년 단위로 42.6%→42.2%→54.2%→60.2%로 점점 늘어났다. 외래어 제목은 헤드라인 뉴스, 뉴스 투데이, 미디어 포커스, 취재파일4321 등 보도 프로그램과 카드캡터 체리, 포켓 몬스터, 슈퍼소녀 비키 등 어린이 프로그램에서 유난히 많았다. 특히 두 프로그램 모두 86년부터 5년 단위로 외래어 제목 비중이 70%→75%→74%→81%(보도)와 41%→39%→47%→57%(어린이)로 점점 늘어났다. 또 뷰티풀 선데이, 원더풀 라이프, 킹앤아이 등 순전히 영어로 된 제목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방송극은 미니시리즈, 드라마스페셜, 시트콤, 시추에이션 등으로, 이야기는 토크로, 쟁점은 이슈로, 우스개는 개그로 바뀌는 등 외래어 표기가 크게 늘었다고 지적했다. 어색한 조어, 억지스런 표현=국립국어원은 글자 장난이 지나치거나 잘못된 표기, 유치한 표현의 사례로 ‘95 훼민 24’ ‘No춘향vs안몽룡?’ ‘웃는 day’ 등을 꼽았다. 또 ‘새로운 도약에의 길’ ‘심야에의 초대’ ‘아테네로부터의 메시지’ 등 불필요하게 ‘~의’를 많이 쓰는 경향도 보여다고 지적했다. ‘뉴스 5’나 ‘뉴스 9’는 다섯시 뉴스, 아홉시 뉴스가 아니라 ‘뉴스 파이브’ ‘뉴스 나인’으로 읽히는 점, 또 주어-술어가 바뀐 ‘도전! 주부가요스타’ ‘체인지 업! 가계부’ 등을 우리말 파괴 사례로 짚었다. 제목에 나타난 시대 변화=‘오늘은 반상회’(87년), ‘특별기획 신념과 헌신의 나날들-전두환 대통령 2555일’, ‘세계는 하나, 서울에서 만납시다’ 등은 시대를 반영한 제목으로 눈길을 끈다. 한자 사용이 줄어드는 추세에 따라 86년부터 10년간 연도별로 16~31%를 차지한 한자 표기가 96년 이후에는 1% 이하로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국립국어원은 좋은 제목 사례로 ‘싱싱 일요일’ ‘우리끼리 또래끼리’ ‘빛돌이 우주 2만리’ 등을 꼽았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웃는 day’ 등 어색한 조어도 범람 방송 프로그램 제목에 외래어가 넘쳐나는 등 우리말 파괴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국어원이 1986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방송> <문화방송> <에스비에스> <교육방송> 등 지상파 방송 4사 5개 채널 방송 프로그램 제목 1만3639건, 2만8766어절을 분석한 결과다. 국립국어원은 이를 ‘방송 프로그램 제목 언어사용 실태조사’라는 책으로 펴냈다. 외래어 많은 보도 프로그램=외래어나 외래어가 포함된 제목이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시기별로는 86년부터 5년 단위로 42.6%→42.2%→54.2%→60.2%로 점점 늘어났다. 외래어 제목은 헤드라인 뉴스, 뉴스 투데이, 미디어 포커스, 취재파일4321 등 보도 프로그램과 카드캡터 체리, 포켓 몬스터, 슈퍼소녀 비키 등 어린이 프로그램에서 유난히 많았다. 특히 두 프로그램 모두 86년부터 5년 단위로 외래어 제목 비중이 70%→75%→74%→81%(보도)와 41%→39%→47%→57%(어린이)로 점점 늘어났다. 또 뷰티풀 선데이, 원더풀 라이프, 킹앤아이 등 순전히 영어로 된 제목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방송극은 미니시리즈, 드라마스페셜, 시트콤, 시추에이션 등으로, 이야기는 토크로, 쟁점은 이슈로, 우스개는 개그로 바뀌는 등 외래어 표기가 크게 늘었다고 지적했다. 어색한 조어, 억지스런 표현=국립국어원은 글자 장난이 지나치거나 잘못된 표기, 유치한 표현의 사례로 ‘95 훼민 24’ ‘No춘향vs안몽룡?’ ‘웃는 day’ 등을 꼽았다. 또 ‘새로운 도약에의 길’ ‘심야에의 초대’ ‘아테네로부터의 메시지’ 등 불필요하게 ‘~의’를 많이 쓰는 경향도 보여다고 지적했다. ‘뉴스 5’나 ‘뉴스 9’는 다섯시 뉴스, 아홉시 뉴스가 아니라 ‘뉴스 파이브’ ‘뉴스 나인’으로 읽히는 점, 또 주어-술어가 바뀐 ‘도전! 주부가요스타’ ‘체인지 업! 가계부’ 등을 우리말 파괴 사례로 짚었다. 제목에 나타난 시대 변화=‘오늘은 반상회’(87년), ‘특별기획 신념과 헌신의 나날들-전두환 대통령 2555일’, ‘세계는 하나, 서울에서 만납시다’ 등은 시대를 반영한 제목으로 눈길을 끈다. 한자 사용이 줄어드는 추세에 따라 86년부터 10년간 연도별로 16~31%를 차지한 한자 표기가 96년 이후에는 1% 이하로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국립국어원은 좋은 제목 사례로 ‘싱싱 일요일’ ‘우리끼리 또래끼리’ ‘빛돌이 우주 2만리’ 등을 꼽았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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