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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사이트에 법적대응 밝혀
최근 누리꾼들 중심으로 활발히 펼쳐지고 있는 이른바 ‘조중동 광고주 압박운동’에 대해 <조선일보>가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12일 주부 전문사이트 ‘82쿡닷컴’(82cook.com)에 내용증명을 보내 “상식을 넘어서는 악성 게시글로 신문사와 광고주의 명예를 훼손하고 업무를 방해하고 있다”며 “(이를) 방치한다면 향후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상응하는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누리꾼들의 광고주 압박으로 “신문사와 기업들은 업무가 마비되어 큰 영업손실을 입고 있으며 사이버 테러로 인한 정신적 피해도 크다”고 덧붙였다.
82쿡닷컴 자유게시판에 조선일보가 보낸 내용증명이 공개되자 이를 비난하는 수백 건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82쿡닷컴은 회원 10만명이 넘는 요리·육아 등 주부 대상 전문사이트이며, 최근 자유게시판에 일부 회원들이 다른 사이트에 실린 ‘조중동 광고주 리스트’를 올리는 등 조중동 반대 의견이 많이 게재됐다.
김혜경 82쿡닷컴 대표는 “‘우리는 법 테두리 안에서 활동할 것이고, 회원 글은 삭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조선일보 쪽 행동이 불쾌하다’는 내용 등을 담아 16일 조선 쪽에 내용증명을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유진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조선 쪽이 ‘안티 조중동’ 사이트보다는 대중적이고 영향력도 큰 주부 사이트를 전략적으로 선택한 것 같다”고 풀이했다. 전태진 변호사는 “온라인 공간에서 소비자들이 의사표현을 한 것은 정당한 소비자운동이며 물리력을 동반한 업무방해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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