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 감도는 KBS…‘해임제청안’ 단일안건 상정

정연주 한국방송 사장의 변호인단이 7일 오전 서울 서초동 행정법원에서 해임요구 무효확인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서를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사회 ‘상반기 경영실적 보고’도 미루고…

정연주 사장에 대한 해임 제청안을 의결할 것으로 보이는 8일 <한국방송> 이사회를 앞두고 한국방송 직원들과 언론·시민단체들은 이사회 개최에 반대하며 회의 자체를 저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7일 저녁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본관 앞에서 열린 밤샘 촛불문화제는 경찰이 밤 10시께 정청래 전 의원과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등 행사 참가자 24명을 무차별로 강제 연행하면서 제대로 치러지지 못했다.

전국 530여개 정당 및 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방송장악·네티즌탄압 저지 범국민행동은 이날 한국방송 본관 앞에서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집회에는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 민주당 송영길·최문순 의원 등도 참석했다. 하지만 경찰은 밤 10시께 해산작전에 나서 성유보 범국민행동 상임운영위원장과 최문순 의원 보좌관, 한국방송 피디 등을 무차별 연행했다. 경찰이 연행에 나서면서 행사 참가 시민 100여명은 행사장 주변으로 흩어져 경찰의 강제 집회 해산을 성토했다.

시민단체, 밤샘 촛불집회
성유보·정청래등 20여명 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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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국민행동은 8일 오전 9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사회 개최를 규탄할 예정이다. 8일 규탄대회에는 누리꾼 등 상당수 시민들도 가세할 것으로 보여, 지난달 23일 시민들이 박만 이사의 회의 참석을 저지한 이후 한층 경비를 강화한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도 예상된다. 고차원 범국민행동 사무국장은 “경찰이 더 공세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충돌은 최대한 피하려고 한다”며 “그러나 시민들의 돌발 상황은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열리는 한국방송 이사회는 애초 공식 안건이던 ‘2008년 상반기 경영실적 보고’와 두 건의 보고사항을 모두 보류하고 ‘감사원의 해임 요구에 따른 해임 제청 및 이사회의 해임 사유에 따른 해임 제청안’을 단일 안건으로 올렸다. 다른 안건으로 ‘우회’하지 않고, 정 사장 해임 제청 결의 여부를 정면으로 다루겠다는 뜻이다.

한국방송 직원들은 각 직능단체와 일부 노조 지부별로 이사회 저지 투쟁에 참여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전날 직능단체 대표와 노조 지부장 11명이 이사회의 해임 결의 저지 동참을 촉구하며 함께 작성한 ‘호소문’에 피디협회 회원만 200여명이 서명했다.

한국방송 관계자는 “이사회 저지 투쟁에 100~200명 정도의 사원이 모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본관 3층 이사회 회의장 앞에서 팻말시위 등을 준비하고 있지만 이사들과의 몸싸움도 배제할 순 없다”고 말했다.

김동훈 황예랑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