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사무실 봉쇄하는 KBS 직원들 = 11일 이명박 대통령이 정연주 KBS 사장을 해임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 KBS 사옥에서 KBS 직원들이 정연주사장의 해임제청안 통과시 경찰력을 본관으로 끌어들인 이사회를 규탄하며 이사회 사무실을 봉쇄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자·PD 등 KBS사수 사원행동 결성 예정
현 정부의 노골적인 방송장악 기도에 맞서 <한국방송> 직원들은 ‘공영방송 케이비에스(KBS) 사수 사원행동’을 결성하기로 하는 등 내부 투쟁 의지를 다지고 있다.
한국방송 기자와 피디, 경영직 사원 등 구성원들은 11일 낮 12시 한국방송 본관 시청자광장에서 사원총회를 열어 정연주 사장 해임을 제청한 이사회를 규탄하고 공영방송 사수 의지를 천명하기로 했다.
‘사원행동’ 추진세력들은 애초 지난달 중순부터 정 사장 퇴진을 주장해 온 노조까지 아우르며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조직체를 꾸리려 했다. 그러나 노조 간부들이 언론노조로부터 제명돼 논의가 중단되었으나 이번에 정 사장 해임이 현실화하면서 결성을 서두르게 된 것이다.
양승동 한국방송 피디협회장은 “이사회 저지 투쟁에 보여준 투쟁력으로 볼 때 총회에도 많은 직원들이 참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사회의 정 사장 해임제청 통과 원천무효와 다음 사장을 뽑으려는 이사회를 해체해야 한다는 게 핵심 주장”이라고 밝혔다.
김현석 한국방송 기자협회장도 “방송장악으로 뉴스가 영향을 받고 제작의 자율성이 침해돼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직원들 사이에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직체계도 빠르게 갖춰지고 있다. 본사와 지역에서 1명씩 공동대표 2명을 선임하고, 의사결정 기구인 운영위원회와 실무를 담당할 조직·홍보·총무국을 두기로 했다. 또 1천명 이상을 목표로 직원 서명운동도 벌이고, 특보도 발간하기로 했다.
노조는 이사회의 정 사장 해임제청에 반대하지 않으면서 후임에 ‘낙하산’ 사장이 오는 것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박승규 위원장과 강동구 부위원장은 9일과 10일 청와대 앞에서 공권력 난입과 낙하산 사장 반대 1인 시위를 벌였다.
언론단체들도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한국기자협회는 11일 긴급 회장단·서울사 지회장 연석회의를 열어 한국방송과 <와이티엔> 사태 등 현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세계 140개 나라 900여개 노조에서 1500만명의 노조원을 회원으로 둔 국제사무직노조연합(UNI) 크리스토퍼 엥 사무총장 등 3명은 언론노조 초청으로 입국해 11일 한국의 언론상황에 우려를 표명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김유진 범국민행동 운영위원은 “한국방송 내부의 투쟁열기가 높아야 시민들의 촛불도 더욱 뜨겁게 타오를 수 있다”며 “여기에 야3당이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끝까지 싸워주느냐가 이번 케이비에스 투쟁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김유진 범국민행동 운영위원은 “한국방송 내부의 투쟁열기가 높아야 시민들의 촛불도 더욱 뜨겁게 타오를 수 있다”며 “여기에 야3당이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끝까지 싸워주느냐가 이번 케이비에스 투쟁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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