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가 사장 후보로 임명제청한 이병순 케이비에스 비즈니스 사장(오른쪽)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본관에서 이사회의 사장 후보 면접을 마치고,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케이비에스 사원행동’ 소속 사원들이 공영방송 사수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본관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이사회, 일부 이사 퇴장속 선출강행
청와대 26일 임명…사원 “출근 저지”
청와대 26일 임명…사원 “출근 저지”
<한국방송> 이사회는 25일 정연주 전 사장 후임에 이병순 케이비에스(KBS) 비즈니스 사장을 선임하고 대통령에게 임명제청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26일께 이 사장을 한국방송 새 사장으로 임명할 예정이다.
그러나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케이비에스 사원행동’은 “청와대가 사실상 낙점하고 이사회는 거수기 역할만 했다”며 임명을 강행할 경우 출근저지 투쟁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혀 파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방송 이사회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본관 6층 제3회의실에서 임시이사회를 열어 5명으로 압축한 후보 가운데 이 사장과 김은구 전 한국방송 이사, 김성호 전 케이비에스아이(KBSi) 사장, 심의표 전 케이비에스 비즈니스 감사 등 4명을 면접한 뒤 이 사장을 최종 사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사회는 이 사장의 임명제청 사유에 대해 “케이비에스에 대한 전문성이 탁월하고 경영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안동수 전 한국방송 부사장은 이사회에 앞서 “이번 사장 선임 과정에서 제가 일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이 되지 못한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야당 성향 이사 4명은 청와대 개입 의혹에 대한 해명과 사장 후보 재공모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회의 도중 퇴장했다. 남윤인순 이사는 “사장을 내정했다는 의혹이 있는 상황에서 거수기 노릇을 할 수 없어 퇴장했다”고 말했다.
사원행동 소속 사원 200여명은 오후 1시께 5층에서 6층으로 통하는 비상계단에서 6층 진입을 시도하며 청원경찰들과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 양승동 사원행동 공동대표는 “사장으로 인정할 수 없고 출근저지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방송장악·네티즌 탄압저지 범국민행동은 성명을 내어 “(케이비에스 이사회는) 밀실 회의 파문에도 아랑곳않고 불도저처럼 강행했다”며 “무자격자 이사회가 임명 제청한 이병순씨는 당연히 케이비에스 사장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동훈 이문영 기자 can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