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렙 도입시 매체별 예상 광고매출액
(‘민영 미디어렙= 방송광고 판매대행사)
지상파 3사 뺀 매체 광고매출 급감 가능성
종교방송·지역방송·일간신문 등 타격 불보듯 정부와 한나라당이 추진중인 민영 미디어렙(방송광고 판매대행사) 도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009년 말까지 방송광고 시장에 민영 미디어렙을 도입하겠다고 밝혔고 문화체육관광부도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KOBACO)를 해체하고 한국광고공사를 설립하겠다고 했다. 종교방송 등은 미디어렙을 도입할 경우 정권퇴진운동까지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 민영 미디어렙이란 미디어렙은 방송사를 대신해 광고주에게 광고를 판매하고 수수료를 받는 방송광고 판매대행사다. 기존에는 1981년 설립된 코바코가 모든 지상파 방송사(현재 37개 채널)의 광고 판매를 대행했지만, 미디어렙은 개별 방송사가 개별 대행사를 통해 광고를 수주하는 것이다. 코바코는 <한국방송> <문화방송> <에스비에스> 등 지상파 방송 3사 광고와 나머지 방송사 광고를 연계판매하는 방식으로 전체 광고물량의 10~15%를 지역방송과 종교방송 등에 나눠주고 있다. 양문석 공공미디어연구소 소장은 “코바코의 광고요금 조절 기능은 지상파방송 3사의 독과점적 지위에서 발생하는 초과 이윤을 다른 방송매체에 전이시켜 그들 매체의 생존을 보장하는 공공적 조절기능을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미디어렙이 도입되면 문화부가 지난 3월 코바코에 의뢰한 ‘방송광고제도 변화에 따른 매체별 광고비 영향 분석’ 결과 미디어렙이 도입되면 지상파 방송 3사를 뺀 나머지 매체는 광고매출이 급속히 감소해 경영위기에 몰릴 것으로 예상됐다. 종교방송은 도입 4년이 지나면 매출이 80%나 줄어들고, 지역방송도 도입 이듬해부터 광고매출이 20.9%나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간신문도 조·중·동이 4년차에 26.9%, 나머지 일간지들은 도입 2년째부터 광고매출이 40.2%나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지상파 방송3사는 도입 4년 뒤 매출이 무려 35.5%나 늘어났다. 연구를 담당한 박원기 코바코 광고연구소 연구위원은 “미디어렙 도입은 사회적으로 필요한 매체를 공멸시켜 전체 미디어 지형을 바꿀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우려했다.
■ 이해 당사자들 반응 민영방송인 에스비에스와 광고주협회가 “(코바코 체제는) 시장원리에 역행한다”며 미디어렙 도입에 적극 찬성할 뿐 대부분 방송사와 단체들은 “여론다양성을 훼손하고 방송 공공성을 말살하는 조처”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5개 종교방송은 16일 대책회의를 열고 기획재정부가 미디어렙 도입을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포함시킬 경우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퇴진과 모든 종교인이 결집해 정권 퇴진운동을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종교방송협의회 간사를 맡고 있는 박원식 불교방송 경영기획실장은 “정부가 지상파 주파수 인·허가권은 그대로 가지면서 지상파 광고만 시장에 맡긴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국 19개 지역문화방송과 9개 지역 민방으로 구성된 한국지역방송협회도 지난 12일 성명을 내어 “미디어렙이 도입되면 5천여 지역방송인의 열패감과 분노는 상상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전문가 진단 전문가들은 미디어렙 도입보다 현 체제를 유지할 때 장점이 더 많다는 점에 주목한다. 김민기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교수는 “코바코는 취약 매체에 ‘공적 부조’ 기능을 담당해 방송광고 수익의 사회환원이라는 점에서 외국에서도 부러워하는 제도”라며 “기업 입장에서도 10% 가량의 연계판매 손실보다 코바코로 인한 기업의 광고요금 억제효과가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코바코 관계자는 “코바코는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광고요금을 몇년째 올리지 않고 있다”며 “미디어렙이 도입되면 개별 방송사들의 광고요금 인상으로 기업 부담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종교방송·지역방송·일간신문 등 타격 불보듯 정부와 한나라당이 추진중인 민영 미디어렙(방송광고 판매대행사) 도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009년 말까지 방송광고 시장에 민영 미디어렙을 도입하겠다고 밝혔고 문화체육관광부도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KOBACO)를 해체하고 한국광고공사를 설립하겠다고 했다. 종교방송 등은 미디어렙을 도입할 경우 정권퇴진운동까지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 전문가 진단 전문가들은 미디어렙 도입보다 현 체제를 유지할 때 장점이 더 많다는 점에 주목한다. 김민기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교수는 “코바코는 취약 매체에 ‘공적 부조’ 기능을 담당해 방송광고 수익의 사회환원이라는 점에서 외국에서도 부러워하는 제도”라며 “기업 입장에서도 10% 가량의 연계판매 손실보다 코바코로 인한 기업의 광고요금 억제효과가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코바코 관계자는 “코바코는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광고요금을 몇년째 올리지 않고 있다”며 “미디어렙이 도입되면 개별 방송사들의 광고요금 인상으로 기업 부담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