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 기자협회 회원들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동 한국방송 보도본부장 사무실 앞에서 ‘표적성 보복인사’에 항의하는 손팻말 시위를 벌이던 중 고대영 보도총괄팀장이 그 앞을 지나가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사원들에 재발방지 약속…피디 과반수 비판성명
지난 17일 단행한 ‘보복성 인사’를 놓고 내·외부 비판이 거세지자 <한국방송> 경영진이 한발 물러섰다.
김종률 한국방송 보도본부장은 22일 김현석 한국방송 기자협회장 등과의 면담에서 사내 인사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고 이후 인사부터는 희망부서를 묻는 인사원칙에 충실하겠다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고 김 회장은 전했다. 김 본부장은 또 김용진 전 탐사보도팀장과 최경영 팀원의 부산총국 발령과 스포츠중계제작팀 발령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고 김 기자는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이후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유감 표명과 재발 방지 약속을 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 이에 대해 기자협회 쪽은 면담 내용을 인터넷 사내게시판에 올렸으나 김 본부장 쪽에서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회장은 “두 사람에 대한 인사 재검토 및 재발 방지를 약속한 만큼 일부분 진전된 측면이 있다”며 “23일부터 피켓시위는 접고, 부당인사 철회와 직제개편 및 편성의 일방독주를 저지하는 서명운동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기자협회 소속 기자 60여명은 보도본부장실 앞에서 ‘보복·표적인사’ 철회를 요구하며 팻말시위를 벌였다.
시간이 갈수록 이번 인사를 비판하는 사내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18일 오전 15~17기 피디 52명이 비판성명을 낸 데 이어, 19일엔 20~21기 45명이, 22일엔 18~19기 37명과 26~34기 183명이 항의성명에 잇달아 이름을 올렸다. 18~19기 피디들은 “최소한의 품위와 양심도 없는 인사”라고 비판했고, 26~34기 피디들도 “9·17 인사폭거를 제자리로 돌리고 케이비에스의 미래를 갉아먹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22~25기 피디들도 서명을 받고 있는 중이다.
김덕재 한국방송 피디협회장은 “22~25기 피디들까지 성명을 발표하면 1988년 이후 입사한 전 기수가 실명 성명에 동참하는 것으로, 15기 이하 피디 3분의 2가 인사에 불복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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