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학회 학술대회서 전망
이달 말 상용 서비스에 들어가는 인터넷 텔레비전(IPTV)은 케이블 티비와의 경쟁에서 내년까지는 고전하겠지만 2010년 이후에는 본격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지난 10일 한국언론학회가 주최한 가을학술대회 특별세션은 인터넷 티비 상용서비스 이후 유료방송 시장의 판도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달 사업 허가를 받은 케이티·에스케이브로드밴드(옛 하나로텔레콤)·엘지데이콤 등 3개 인터넷티비 사업자는 지상파 실시간 방송을 위한 재전송 협상에 몰두하고 있다. 주문형비디오(VOD) 위주 서비스만으로는 신생매체의 경쟁력을 본궤도에 올리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상파 재전송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지만 방송통신위원회가 행정력을 동원해서라도 협상을 성사시킬 것으로 진단했다. 황근 선문대 교수는 “인터넷티비를 국가적 신성장동력으로 규정한 만큼 방송통신위원회가 중재해서라도 지상파 아이피티비 송출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영상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발제글 ‘인터넷티비 도입 이후 유료방송시장 상황 예측’에서 “지상파가 케이블방송보다 (인터넷티비 쪽에) 더 우호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협상 타결 쪽에 무게를 실었다.
이렇게 될 경우 가입자가 1400만명인 케이블티비와의 ‘정면 대결’이 불가피하다. 기존 결합상품에다 이동전화까지 인터넷티비에 끼워팔면 가입자 유인 효과가 클 것으로 예측됐다. 민영상 애널리스트는 “내년까지는 아이피티비의 공격적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케이블 방송이 경쟁 우위에 있겠지만 2010년 이후에는 케이블방송의 콘텐츠 독점력이 약화할 것”으로 분석했다.
윤석년 광주대 교수는 비관론을 폈다. 그는 “유료방송 시장은 포화상태의 저가시장임에도 사업자들은 가격인하 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결국 “방통융합의 시너지라는 장밋빛 전망은 방송과 통신의 동반몰락으로 귀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성공 여부를 예단할 수 없다는 견해도 있다. 황근 교수는 “신생매체의 성공 여부는 국가의 정책지원에 만만찮게 좌우된다”며 “파이를 강제로 키우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워낙 강력해 상용화 이후 6개월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