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미디어

미국도 유럽도…신문·방송 겸업 세계적 추세 아니다

등록 2008-12-29 14:57

각국 신문·방송 겸영 관련 규제
각국 신문·방송 겸영 관련 규제
미, 같은 지역내 방송·신문 동시 소유 ‘금지’
영, 점유율 20%↑ 전국지 지상파 소유 ‘금지’
헌재도 “금지 합헌”…한나라 법안, 규제장치 안둬
한나라당과 조·중·동 등 보수언론의 주장처럼 ‘신·방 겸영은 세계적 추세’일까?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신·방겸영에 따른 정밀 규제가 세계적 추세”라고 반박한다. 여권이 신문과 재벌의 지상파 진출 허용을 뼈대로 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밀어붙이면서 앞세우고 있는 ‘세계적 추세론’은 미국과 유럽국가들이 정교한 여론 독과점 규제를 하고 있는 점을 거두절미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신·방겸염은 세계적 추세? 미국은 같은 지역 내에서 방송사와 신문사를 동시에 소유할 수 없다. 여론독과점을 막기 위해서다. 미국은 모두 210개 권역으로 나눠 같은 지역에선 겸영이 아예 금지돼 있다. 수도인 워싱턴디시의 지역신문인 <워싱턴 포스트>가 갖고 있는 6개 지상파방송도 마이애미, 올랜드 등 모두 다른 지역방송이다. 1975년 같은 지역내 신·방 겸영을 금지한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조항이 30여년간 존속되고 있다.

미국도 시장주의 성향이 강한 부시 정권 아래서 이 원칙이 두차례 훼손될 뻔 했으나 반대 여론에 부딪혀 무산됐다. 2003년 연방통신위의 소유제한 완화 개정안은 연방순회 항소법원으로부터 보류 판결을 받았다. 지역성·다양성·공익성을 충족시킬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이에 연방통신위는 2년간 전국 순회 공청회를 열면서 사회적 합의를 구했다. 그러나 2007년 말 연방통신위가 낸 전국 20개 대도시에서 신문·방송 겸영을 허용하는 안은 또다시 무산됐다. <폭스뉴스> <월스트리트 저널> 등을 소유한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의 여론 독과점에 대한 국민적 저항이 높았기 때문이다. 오바마는 올 5월 동료 상원의원들과 함께 이 개정안을 무효화시켰다.

■ 여론 다양성 고민 깊은 유럽 유럽에서도 미디어간 교차 소유 논란이 뜨겁다. 지난 10월 방한한 짐 보멜라 국제기자연맹(IFJ) 회장은 “신문·방송·통신의 결합으로 인해 유럽언론이 소수의 자본가에게 집중되면서 여론 독과점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언론이 이윤 수단으로 전락하는 등 비판기능이 사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대선 때 언론재벌에 신세를 진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이 이종미디어 간 교차 소유를 전면 허용하려 하자, 언론인들이 항의 성명을 내는 등 반발이 거세다. 겸영 문제는 국회 심의에 앞서 내년 1월 토론에 부쳐진다.

영국은 ‘머독 조항’이 있다. 시장점유율 20% 이상인 전국지는 지상파방송을 소유할 수 없다. 또 미디어 기업 인수·합병 때는 규제기관인 오프콤의 ‘공익성 심사’를 거쳐야 한다. 신문은 발행부수 기준으로 50만부면 여론지배력을 갖는다고 본다. 독일은 시청자점유율 30%를 여론지배력 기준으로 삼아 다른 신문사나 방송사에 대한 추가 지분 참여를 허용하지 않는다. 주 차원에서는 ‘의견다양성 보장’ 조항을 미디어법에 넣어 겸영을 원천 금지하는 곳도 있다.

■ 시장지배적 사업자 진입규제 먼저 한나라당 신문법안은 여론 독과점에 대한 어떤 규제장치도 없이 신문·방송 겸영 금지 조항을 없앴다. 헌재는 2006년 ‘신·방 겸영 금지’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당시 정병국 한나라당 의원은 신문법 개정안을 내면서 지상파 진입 제한 조건으로 ‘시장점유율 20% 미만 일간지’라는 단서를 붙였으나 이번 안에는 이마저 빠졌다.


정용준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신·방 겸영이 세계적 추세라는 주장이 있지만 오히려 세계 추세는 겸영에 대한 정밀한 규제”라며 “여론 독과점에 대한 점검 없이 소유 규제를 이렇듯 과감하게 푸는 나라는 없다”고 말했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뉴진스 하니 패러디했다가 ‘SNL 예능’ 인종차별 뭇매 1.

뉴진스 하니 패러디했다가 ‘SNL 예능’ 인종차별 뭇매

서울 한복판 ‘윤석열 퇴진’ 집회…“불안해서 못 살겠다” 2.

서울 한복판 ‘윤석열 퇴진’ 집회…“불안해서 못 살겠다”

‘한강 노벨상’ 따지러…스웨덴 대사관 몰려간 ‘부끄러운 보수단체’ 3.

‘한강 노벨상’ 따지러…스웨덴 대사관 몰려간 ‘부끄러운 보수단체’

10도 가을 추위에 강풍특보까지…이러다 바로 겨울인가 4.

10도 가을 추위에 강풍특보까지…이러다 바로 겨울인가

“검찰 장례 준비한다…김건희 이중잣대 업보 감당해야” 5.

“검찰 장례 준비한다…김건희 이중잣대 업보 감당해야”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