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하루 앞둬 표적수사 의혹
경찰이 임금·단체협상 결렬에 따라 파업을 앞두고 있던 <와이티엔>(YTN) 노종면 노조위원장 등 핵심 조합원 네 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돌연 긴급체포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22일 오전 구본홍 와이티엔 사장의 출근저지 등 혐의(업무방해)로 노 위원장과 현덕수 전 노조위원장, 임장혁 돌발영상팀 팀장, 조승호 기자 등 네 명을 이들의 집에서 각각 긴급체포해 조사중이다. 이들은 지난해 7월 대통령 방송특보 출신 구 사장이 선임되자 “낙하산 사장을 용인할 수 없다”며 출근을 저지하거나 사장실을 점거한 채 농성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와이티엔 사쪽은 그동안 노 위원장을 비롯한 조합원들을 5차례 고소·고발했으며, 경찰은 노 위원장 등이 소환에 제대로 응하지 않아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가 미진한 부분이 있는데 제때 나오지 않아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며 “조사 결과 업무방해가 지속적이고 계획적으로 이뤄진 혐의가 나오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와이티엔 노조는 “(붙잡힌 이들은) 지금까지 네 차례 이상 경찰 조사에 성실히 응했고, 더욱이 경찰의 최근 출석 요구에 대해선 26일 출석해 조사를 받기로 담당 형사와 지난주에 통화까지 마친 상태였다”며 “경찰이 23일부터 예정된 파업을 방해하기 위해 고의로 체포 시기를 맞춘 것”이라며 표적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와이티엔 노조는 김용수 수석부위원장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하는 ‘총파업 투쟁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23일 새벽 5시부터 애초 예정대로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언론노조도 이날 성명을 내어 “이번 불법 체포 구금 배후에는 비판언론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한나라당-청와대-부역관료 동맹의 책략이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문화방송> ‘피디수첩’ 광우병 프로그램 제작진 6명은 검찰의 24~25일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이 가운데 일부는 24일부터 노조의 보호 아래 회사에 머물기로 했다. 제작진 중 한 명인 김보슬 피디는 출국금지 조처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훈 권오성 권귀순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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