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문화방송> ‘피디수첩’의 광우병 보도와 관련해 서울 여의도 문화방송 본사 사옥에 대해 압수수색을 시도한 8일 오전, 문화방송 노조원들이 방송센터 들머리를 막아서자 박길배 서울중앙지검 검사(가운데)가 엄기영 문화방송 대표이사에게 전화를 걸어 영장 집행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검찰 1시간 대치끝 철수
검찰이 8일 <문화방송> ‘피디수첩’의 광우병 보도와 관련해 서울 여의도의 <문화방송> 본사 사옥을 압수수색하려다 노조원들의 반발로 실패했다. 검찰이 프로그램 제작진 체포에 이어 방송사 압수수색까지 강행하자 문화방송과 언론단체 등은 언론 탄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전현준)는 이날 오전 10시께 검사 2명과 수사관 15명을 문화방송 본사에 보내 출석 요구에 블응해 온 김보슬 피디 등 피디수첩 제작진 체포와 취재 원본자료의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수사팀은 문화방송 쪽에 체포·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며 “제작진의 주장처럼 객관적 근거가 있는 정당한 정부 비판이라면 당당하게 검찰 수사를 받으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9시부터 모여든 문화방송 노조원 300여명은 방송센터 앞을 지키며 “피디수첩 정당하다. 정치검찰 물러가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수사팀과 대치했다. 이에 검찰 수사팀은 오전 11시10분께 영장 집행을 포기하고 철수했다.
정병두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피디수첩 제작진에게 원본 테이프의 임의제출과 자진출석을 촉구했지만 이에 응하지 않아 강제수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며 “물리적 충돌을 원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이근행 문화방송 노조위원장은 “공영방송 엠비시가 오늘 검찰에 유린됐다. 검찰의 시도를 끝까지 막아내겠다”며 사수대 활동 강화 방침을 밝혔다. ‘언론사유화 저지 및 미디어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 등 시민사회단체들도 이날 오후 문화방송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의 피디수첩 수사와 언론 탄압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박현철 이문영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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