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나흘 동안 열린 세계 과학언론인 회의에서 각국의 과학 언론인들이 ‘뉴미디어와 새로운 저널리즘’이란 주제의 발표를 듣고 있다.
‘자성 외친’ 세계과학언론인 회의
홍보자료 베껴쓰기·낙관주의 경향 비판
전문블로그 등 뉴미디어와 협력도 모색
홍보자료 베껴쓰기·낙관주의 경향 비판
전문블로그 등 뉴미디어와 협력도 모색
“중국의 과학 전문 웹사이트(sciencenet.cn)에선 과학자는 물론이고 시민 3000여명이 과학 소식을 직접 전하면서 기존 과학언론이 큰 도전을 받고 있다. 과학 블로거들은 미디어이자 감시자 구실을 해내고 있다. 하지만 블로그엔 여전히 부정확하고 미숙한 정보들이 많아, 기존 저널리즘과 블로그의 결합이 절실한 때이다.”(중국 과학언론인 리후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세계 70여 나라 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 과학언론인 회의(wcsj2009.org)에서는, 뉴미디어의 확산과 세계경제 침체로 닥친 과학 저널리즘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뉴미디어에 맞춰 변화와 적응을 꾀하면서 저널리즘의 정신을 가다듬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과학언론은 과학자와 대중 사이에서 난해한 과학 지식을 쉽고 친근하게 풀어 전하던 구실을 해왔으나, 최근 전문가들이 직접 대중과 소통하는 일이 늘면서 이런 전통적 구실에 변화가 일고 있는 것이다.
격년마다 열리는 세계회의에서 올해엔 블로그를 비롯해 뉴미디어가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중국 등 여러 나라에서 과학자들이 블로그를 통해 사회 현안의 전문정보를 즉시 전하며 ‘1인 미디어’로 활동하는 사례들이 소개됐으며, 영국 <비비시>(BBC) 기자인 로리 셀런 존스는 블로그는 물론이고 트위터, 팟캐스트, 유튜브, 오디오, 휴대전화 영상 등 여러 도구를 쓰고 있는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 과학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의 존 레니 전 편집장은 저널리즘과 뉴미디어가 경쟁 아닌 협력의 관계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발도상국의 온라인 과학언론인들이 과학 뉴스와 정책을 비평하는 온라인 네트워크 ‘사이디브’(SciDev.net)는 이번 회의에서 관심을 끌었다.
‘과학잡지의 죽음인가’ ‘과학언론은 위기인가’ 같은 주제의 분과발표에선 과학 저널리즘이 과연 무엇이냐를 두고 여러 논의들이 이어졌다. 홍보전문가들이 내놓는 홍보자료의 홍수 속에서 늘어나는 ‘베껴쓰기 보도’ 관행을 되돌아보고, 과학이 모든 사회문제를 다 해결해주리라는 낙관주의 보도 경향에 대한 자성도 나왔다. 남아공 언론인 조지 클라센은 △사실로 확정된 ‘교과서 과학’과 불확실성이 남은 ‘첨단 과학’을 구분하지 못하며 △과학의 혜택과 위험을 다 짚지 못하고 △과학 연구에 얽힌 이해관계를 소홀히 다루는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영국 과학저널 <네이처>도 최근호에서 이번 회의를 다루면서, 과학이 사회의 신뢰를 얻기 위해선 과학자들도 ‘치어리더’가 아니라 ‘감시자’인 과학언론의 구실을 인정하고 도와야 한다는 사설을 싣기도 했다.
런던/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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