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진성호 의원 “막말 연예인 출연 제한해야”
이병순 KBS 사장 ‘김제동 정치성 이유 교체’ 시사
이병순 KBS 사장 ‘김제동 정치성 이유 교체’ 시사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22일 방송통신위원회 확인감사에선 여당 의원이 특정 연예인의 이름을 거명하며 프로그램에서 퇴출할 것을 요구해 논란을 빚었다.
진성호 한나라당 의원은 개그맨 김구라씨가 <한국방송>(KBS) ‘스타 골든벨’에 출연해 비속어를 사용한 장면을 자료화면으로 제시하며 “막말하는 연예인의 출연을 제한하지 않으면 방송사는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저런 분은 빼라”며 ‘퇴출’을 요구했다. 진 의원은 “김씨의 경우 6월22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발표한 지상파 3사 심야 오락프로그램 ‘막말방송’ 중점 심의 주요 진행자별 위반 내역에서 프로그램 1회당 평균 위반 건수가 무려 42.3회에 달했다”며 “방송사별로 강력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해당 관계자(막말하는 방송인)를 교육시켜 출연시키든지, 퇴출시키든지 어떤 형태로든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주장은 즉각 반박에 부닥쳤다. 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김구라씨가 방송에서 특정 정당을 옹호한 발언이 있었느냐”고 반문한 뒤 “대중예술인에게 표현의 자유와 사상의 자유를 보장해줘야 한다”며 진 의원의 주장을 공박했다.
소식을 접한 문화평론가 진중권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 “이제 국민이 방 안에서 보는 오락 프로그램에 누가 나오느냐조차 여당 의원이 좌지우지하는 세상이 되었나 보다”라고 꼬집었다.
한국방송의 김제동씨(‘스타 골든벨’ 진행자) 교체를 두고도 여야는 대립했다. “진보·보수 논란을 제공한 진행자를 배제하는 것이 제작자 입장에선 당연한 것 아니냐”는 안형환 한나라당 의원의 질문에 이병순 사장은 “같은 생각”이라고 동의를 표했다. 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이 사장의 답변은 김제동씨가 노무현 전 대통령 노제의 사회를 봤기 때문에 교체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또다른 차원의 방송 장악이고 관여”라고 비판했다.
김인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코디마) 회장의 증인 불출석 문제를 둘러싼 여야 공방도 계속됐다. ‘통신 3사를 상대로 한 청와대 행정관의 코디마 기금 출연 압박 사태’로 증인 출석을 요구받은 김 회장은 이날 개인 일정을 이유로 나타나지 않았다. 김 회장은 이날 오후 1시 부산 지역 대학에서의 아이피티브이(IPTV) 가입자 100만명 돌파 기념 특강과 11월로 예정된 아이피티브이 공부방 개소식 준비 상황 점검을 불출석 사유로 제시했다.
전병헌 의원은 “해당 대학에 확인한 결과 어제 저녁까지 김 회장이 밝힌 특강은 잡혀 있지 않았고, 11월 행사를 굳이 오늘 사전점검해야 한다는 말도 소가 웃을 일”이라며 “증인 출석을 회피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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