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KBS에 ‘MB참모 사장’
김인규, 대선때 뭐했나
김인규, 대선때 뭐했나
19일 <한국방송>(KBS) 사장 후보로 선출된 김인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 회장은 2007년 9월 말 방송전략실장이라는 직함으로 이명박 대통령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당시 이명박 후보는 본격적인 대선전을 맞아 방송 토론과 연설을 강화하기로 하고, 김 회장의 서울대 정치학과 선배인 최시중 고문(현 방송통신위원장)을 통해 김 회장을 영입했다. 이미 한국방송 사장에 뜻을 품고 있던 김 회장은 특정 캠프에 몸담으면 그 꿈을 이루기 어려워질 것을 우려해 몇 차례 고사했으나 끝내 권유를 받아들였다.
김 회장은 대선 기간에 총괄기획팀, 텔레비전 토론팀, 방송 연설팀, 보도 분석팀, 방송 특보단을 총괄 지휘했다. 방송 기자 30년 경력의 그는 당시 이 후보에게 옷차림, 표정, 말투, 앉은 자세 등 텔레비전 출연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세밀한 조언들을 했다. 당시 대선 캠프에서 일했던 한 인사는 “김 회장이 청년 실업자, 다문화가정, 시장 상인 등 찬조연설자 선정까지 총괄했다”며 “이 대통령이 김 회장에 대해 매우 만족스러워했다”고 말했다. <문화방송>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이 방송사에 출연을 꺼렸던 이 후보가 토론에 출연하게 된 것도 김 회장이 “후보가 당당히 방송에 나가서 정견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대선 뒤에는 당선인 비서실 언론보좌역으로 각종 언론 인터뷰와 신문·방송·인터넷의 보도와 홍보를 지휘했다. 오랜 정치부 기자 경력으로 인맥도 넓어, 이 대통령에게 각종 정무적 조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은 김 회장을 정치와 언론 업무까지 포괄하는 첫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기용하려 했으나 김 회장이 이를 고사했다. 황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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