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한나라 집권전략 제안 윤명식씨, KBS재팬 사장에
지난 2006년 11월 현직 한국방송공사(KBS) 심의위원 신분으로 유승민 한나라당 의원, 강동순 방송위원회 상임위원 (전 한국방송 감사) 등과 함께 한나라당 대선 전략 등을 논의한 이른바 ‘녹취록 사건’의 당사자인 윤명식씨(한국방송 정책기획센터 계열사정책팀원)가 한국방송 자회사인 케이비에스재팬(KBS JAPAN) 사장으로 부임한다. 한국방송 관계자는 30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이사회와 케이비에스재팬 주총에서 윤씨의 사장 선임 절차가 끝나 1월1일자로 발령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윤씨는 녹취록 파동 당시 6개월 정직 처분을 받았지만, 2008년 12월 이병순 사장 체제가 들어서자 외주제작국장으로 승진한 뒤 이번에 또다시 영전하게 돼 특혜 보은인사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윤씨는 지난달 말 김인규 사장 부임 뒤 정책기획센터 계열사정책팀원으로 발령나 계열사 사장 기용이 점쳐졌다. 윤씨는 내년 6월 정년을 맞는데다 전임 케이비에스재팬 사장들과 달리 현지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해 일본 안 한류 발신기지 구실을 하는 케이비에스재팬의 수장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씨는 2006년 여의도 술집 모임에서 자신이 추진중인 관리직 노조인 공정방송노조 설립과 관련해 “내년에 이것이 되면 (한나라당이) 정권을 찾아오는 데 일조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2007년 4월 공개된 녹취록에서 드러났다. 그는 또 동석한 유 의원에게 “한나라당은 정말 방송에 무진장 관심을 가져야 해” “의원님 한 배입니다. 좌초되면 저희는 죽습니다”라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을 빚었다.
윤씨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녹취록 내용은 술자리에서 개인적·정치적 소신에서 이야기한 것일 뿐 업무하고는 관련이 없다”며 “정년을 6개월 남기고 계열사 사장을 발령받은 것은 업무능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어는 영업적인 차원에서는 어렵지만 식당에서 밥 먹고 지인들과 이야기할 정도는 된다”고 말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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