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지방선거 방송 ‘3차원’으로 보게 될까?

2013년 3D방송 상용화 앞두고
방송사들, 일부 프로 시험제작

3차원(3D) 영화 <아바타>가 관객 1000만명 돌파라는 인기몰이를 하면서 안방극장에도 3차원 방송이 곧 현실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2013년 디지털방송 시작과 함께 3차원 방송도 시작한다는 계획을 밝혔고, 지상파 방송사들도 올해를 ‘3차원 방송 원년’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3차원 방송은 기존의 2차원 모노영상에 ‘깊이’(depth) 정보를 더해 시청자가 마치 영상이 제작되고 있는 장소에 있는 것 같은 생동감 및 현실감을 느끼게 하는 방송을 말한다.

미국 위성방송인 <디렉티브이>(DirecTV)가 일본 전자업체 파나소닉과 손잡고 오는 6월부터 3차원 방송 채널 3개를 개국하고, 미국 스포츠채널 <이에스피엔>(ESPN)이 소니와 제휴해 2010 남아공월드컵을 3차원 방송으로 중계할 계획을 밝히는 등 세계 주요 방송사들과 전자업체들의 3차원 방송 선점 경쟁이 이미 시작됐다.

우리나라도 ‘고화질 3차원티브이 실험방송’을 오는 10월부터 지상파, 케이블, 위성을 통해 실시할 계획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12월 ‘3차원티브이 실험방송 추진단’을 출범시켰다. 오용수 방통위 전파방송관리과장은 “2013년 전국 디지털방송이 시작되면 3차원 방송도 상용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상파들은 연초부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에스비에스>는 오는 3월 소니로부터 3차원 방송용 장비를 들여오고, 남아공 월드컵 경기 일부도 3차원으로 촬영하는 등 3차원 방송 투자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문화방송>(MBC)도 올해 2편의 다큐멘터리를 3차원으로 제작해 3차원 전용관에서 상영하기로 했다. 또 6월 지방선거 개표 방송 때 3차원 제작 방식을 본격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중이다.

<한국방송>(KBS)은 올해 대형공연과 스포츠 프로그램 등을 대상으로 3차원 영상 파일럿 프로그램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위성방송으로는 <스카이라이프>가 지난 1일부터 3차원 프로그램 전문채널인 ‘스카이3D’를 하루 2시간씩 방송하고 있다.

하지만 걸림돌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장비 구입비, 제작비 등 비용이 문제다. 3차원 영상 제작용 카메라가 대당 2억원에 이르는 등 3차원 장비들이 대부분 고가이고, 조명, 세트 등을 모두 3차원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제작비도 기존 방식보다 50% 가까이 많이 든다.

김상일 에스비에스 아트텍 영상제작팀장은 “3차원 콘텐츠 제작 수지를 맞추려면 광고 단가도 지금보다 많이 올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시청자들에게 피로감을 주는 3차원 방송 기술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박창섭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