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 방통위에 조정신청
사상 초유의 <에스비에스>(SBS) 올림픽 단독중계인가, 지상파 공동중계인가.
김연아의 활약이 기대되는 밴쿠버 겨울올림픽(2월12~28일)이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방송 3사가 중계권을 놓고 팽팽히 맞서 있다.
<한국방송>(KBS)과 <문화방송>(MBC)은 26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방송분쟁조정 신청서를 냈다. 양사는 2016년까지 예정돼 있는 겨울·여름 올림픽과 월드컵 경기 중계권을 에스비에스가 독점해,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을 침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방송사는 이번주까지 에스비에스의 중계권 협상 수용 여부를 지켜본 뒤, 다음주에는 독점방송금지 가처분소송을 법원에 낼 계획이다. 올림픽과 월드컵은 그동안 지상파가 공동중계해 왔다.
갈등의 발단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5월30일 지상파 3사는 올림픽 4개 대회(2010~2016년)와 월드컵 2개 대회(2010~2014년) 중계권 협상에 대해 각 회사의 개별 접촉을 금지하고 협상 창구를 한국방송협회 내 ‘올림픽·월드컵 특별위원회’로 단일화하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그해 8월1일 에스비에스는 자회사를 통해 이들 대회 중계권을 독점계약했다. 이에 대해 한국방송 등은 “합의 위반”이라며 중계권 분배를 요구했으나 아직껏 타결이 되지 않았다.
박영문 한국방송 스포츠국장은 “사장단 합의 파기는 부도덕하며, 에스비에스는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을 위해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스비에스 쪽은 “그동안 중계권 계약금 납부를 위해 외화 차입을 하는 등 손실이 많았다”며 “한국방송과 문화방송이 이제 와서 무임승차하려고 한다”고 반박했다.
박동주 방통위 심결지원팀장은 “조정안을 내서 타협을 유도하겠지만, 에스비에스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정책적으로 개입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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