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룡 이사장 ‘8일 처리’ 엄기영 사장에 전달”
독단적 인사 강행 땐 엄사장 사퇴 가능성도
독단적 인사 강행 땐 엄사장 사퇴 가능성도
방송문화진흥회가 8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임시이사회를 열어, 공석중인 <문화방송>(MBC) 본부장 선임을 여당 이사들 의사대로 강행할 것으로 알려져 문화방송 안팎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문화방송 관계자는 5일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이 4일과 5일 엄기영 사장에게 자신의 생각대로 본부장을 인선하겠다는 뜻을 전했고, 엄 사장은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노조도 이날 성명을 내어 “엄 사장이 방문진의 직할 통치에 반발해 사퇴까지 각오했다는 소식”이라며 “사장이 물러나면 케이비에스를 손아귀에 넣었던 방식 그대로 (정권은) 낙하산 사장을 투입해 엠비시마저 한입에 집어삼키려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12월 방문진이 문화방송 본부장 4명을 교체한 이후 엄 사장과 김 이사장 간의 의견 불일치로 후임 본부장 인선이 수차례 무산돼 왔다. 김 이사장은 8일 이사회에서 보도본부장에 황희만 울산문화방송 사장을, 제작본부장에 윤혁 부국장을 선임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모두 엄 사장이 거부해온 인물로, 특히 윤 부국장은 현 경영진과 각을 세워온 공정방송노조 조합원이다. 두 사람의 본부장 선임이 문화방송 보도·프로그램의 보수화를 부를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 이사장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내가 특정인을 원하는 게 아니지만, 엄 사장 의견만 옳다고 할 수도 없다”며 “엄 사장이 이사회에 참석해서 설명하고 이사들이 논의해서 결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문화방송 노조는 이사회가 열리는 시각에 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총력투쟁을 선언할 예정이다. 본부장 선임이 강행될 땐 새 본부장들의 회사 출입부터 막는다는 방침도 세웠다. 방문진이 요청한 임시 주주총회는 이날 낮 12시로 잡혔다. 김종국 문화방송 기획조정실장은 “엄 사장이 주총 의장으로서 사회는 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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