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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한국정부, 미디어 개입 노골적”

등록 2010-03-01 19:34수정 2010-03-01 19:35

에이단 화이트(59) 국제기자연맹 사무총장
에이단 화이트(59) 국제기자연맹 사무총장
[집중진단 이명박 정부 2년] 국제기자연맹 화이트 사무총장




세계 언론인들은 이명박 정부 2년간 한국언론에서 벌어진 일들을 어떻게 평가할까? 세계 최대의 기자단체인 국제기자연맹(IFJ) 에이단 화이트(59·사진) 사무총장은 “한국 정부가 공적 미디어는 물론 사적 미디어의 경영과 운영에 노골적으로 개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로 인해 “한국사회의 언론자유와 민주주의가 크게 후퇴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겨레>는 영국의 진보지 <가디언> 등에서 20년 가까이 기자생활을 했고 1987년부터 국제기자연맹의 사무총장으로 일하면서 한국의 언론상황을 지켜본 화이트와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우리 언론의 현주소와 나아갈 길을 들어봤다. 연맹에는 전 세계 116여개국 60만 명의 기자들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정부가 ‘불개입 선언’해야
언론종사자 함께 대응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한국 언론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나?

“지난 몇 년 동안 국제기자연맹은 한국의 인권 및 표현의 자유가 꾸준히 신장되어가는 것을 반겼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미디어 소유의 집중화 시도와 정치적 정파성 강화, 여론독과점의 문제로 한국 언론이 신음하고 있다. 이것은 다원주의와 민주주의에 나쁜 소식이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여러 언론인들이 보도 내용이나 노조 활동을 이유로 검찰 기소나 해고 등 탄압을 받고 있다.

“국가와 저널리즘 간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현 상황은 한국 사회에 경고의 종을 울리고 있다. 언론인들과 독립 매체들은 그들이 지켜야 할 언론자유가 정부와 정치에 의해 훼손당하는 것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경없는기자회(RSF)는 ‘2009 세계 언론자유 지수’에서 한국이 조사 대상 국가 175개국 가운데 69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8년보다 22계단, 참여정부 때보다 약 30계단 하락한 것이다.


-한국정부의 언론정책은 경영진 교체와 보도·프로그램 순치 등 직접 압박 뿐 아니라, 보수신문에게 방송사를 줘서 언론의 전체 지형을 바꾸려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다원주의는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하지만 이미 영향력 있는 매체의 힘을 키워 새로운 (시장)룰을 만드는 것은 다원주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매체들이 정치적으로 연관될 가능성은 더 키우고 다양한 의견이 펼쳐지는 공간은 더 줄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정부의 역할은 다양한 견해들을 고무하는 것이어야 한다.”

-공영방송이 사실상 정권의 손아귀에 들어간 상태다.

“공영방송 시스템에 있어서 한국 정부의 개입은 지나치게 노골적이다.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이 있지만, 공공 미디어의 경영진을 정치적으로 임명하는 것은 그 역할이 아니다. 정치 지도자들이 공적 미디어는 물론 사적 미디어의 경영에 개입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화이트 사무총장은 한국 언론자유의 후퇴는 정부가 언론에서 손을 뗌으로써 해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언론을 위협하지 않을 것이며, 언론인들에 대한 법적 협박을 하지 않겠다”고 정부가 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언론상황이 유독 심각한가?

“가장 민주적인 국가들에서조차, 독립 매체들을 전복하려는 시도를 목격한다. 기업들도 자신들이 얼마나 수익을 더 낼 것인지라는 입장에서 미디어를 바라보려고 하지, 민주적인 삶을 지켜줄 수 있는 저널리즘의 역할 측면에서 미디어를 바라보지는 않고 있다.”

-대응책은 뭔가?

“신문, 출판, 방송, 새 전자매체 등 모든 언론 종사자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윤리적이고 독립적인 공간을 확보해야 하며, 정부와 입법부 등에 의한 위협에서 벗어나 법적인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계속해서 주장해야 한다.”

-한국 언론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언론은 미래가 있지만, 그것은 언론이 정치적 이해집단의 대변자나 상업적 기업의 판매자가 아니라 진실로 독립돼 있다고 수용자들이 확신을 가질 때 가능하다. 권력의 손에서 벗어나 수용자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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