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문화방송> 새 사장(앞줄 왼쪽)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문화방송 본관 들머리에서 이근행 문화방송 노조위원장(맨 오른쪽)과 입씨름을 벌이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낙하산 반대” 노조 저지로 20분만에 돌아가
김재철 <문화방송>(MBC) 신임 사장의 첫 출근이 노조 저지로 무산됐다.
김 사장은 2일 아침 8시48분 문화방송 사옥으로 첫 출근을 시도했으나, 전날 저녁부터 철야농성을 벌이며 대기한 노조의 출근저지 투쟁에 막혀 20분 만에 되돌아갔다. 김 사장은 앞을 막아선 조합원들과 대치하며 설전을 벌였다. 조합원들이 “낙하산 사장 물러가라”고 외치자 김 사장은 “30년 넘게 엠비시에서 일했는데 왜 낙하산이냐”고 받았고, “정권과 방송문화진흥회가 엠비시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는 비판엔 “내가 위기에 처한 회사를 구하러 왔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오늘이라도 토론회를 열어 이야기해보자”는 김 사장의 제안을 거부했다. 김 사장은 “일은 해야 하니까 회사 근처에서 일하겠다”고 밝히고 자리를 떴다.
방문진 면접에서 ‘피디수첩’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방침을 밝힌 김 사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후배들을 믿고 피디, 기자들을 믿지만 혹시 (피디수첩이) 놓친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우린 잘했다고 하더라도 밖에선 생각이 다를 수 있다”고 말해 관철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엄기영 전 사장 사퇴 과정에서 방문진이 선임한 임원들에 대해선 “방문진은 문화방송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 분들을 선임했겠지만, 일을 같이 하는 사람은 나니까 나한테 다시 신임을 받으라고 할 수 있다. 3개월 혹은 6개월 뒤라도 재신임 절차를 밟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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