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콘텐츠 수출입 추이
‘6600만달러’ 1년새 3배↑…광고시장 위축 자체제작 줄어
지난해 방송사들의 외국 프로그램 수입액은 세 배 가량 늘어난 반면 방송콘텐츠 수출액은 1.9%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방송콘텐츠진흥원이 지난 4일 발표한 ‘2009년 방송콘텐츠 수출입 현황’을 보면, 6594만 달러의 방송콘텐츠를 수입해 전년(2184만 달러)에 견줘 세 배 가량 급증했다. 지난 10년간 추이를 보면, 연간 수입량은 2천만~3천만 달러대를 오르내리는 수준이었다. ‘방송콘텐츠 수출은 지상파, 수입은 유료채널’ 구도는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블채널과 독립제작사가 외국 콘텐츠 총 수입액 가운데 95%(6264만 달러)를, 지상파 방송은 총 수출액(1억8358만 달러)의 91%(1억6636만 달러)를 차지했다. 지상파의 외국방송 수입액은 330만 달러로 전년에 견줘 31% 감소했다. 2001년부터 꾸준히 두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던 방송콘텐츠 수출은 지난해 1.9% 성장에 그쳤다. 수입이 크게 늘어난 데는 광고 시장 위축으로 인한 케이블업계의 경영난이 주요 요인으로 지적된다. 윤재식 한국방송콘텐츠진흥원 산업분석팀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국내 경기가 나빠지면서 케이블업체가 수익성을 맞추기 위해 외국프로그램 수입에 의존했다”고 분석했다. 광고로 자체 제작비를 충당할 수 없기 때문에 값싼 프로그램 수입에 더욱 매달렸다는 설명이다. 특히 드라마와 오락이 강세인 미국 프로그램 수입 편중 현상이 두드러졌다. 수입국을 보면, 미국이 91%로 압도적이었고, 일본 3%, 영국 2% 등에 그쳤다. 2008년엔 미국 60.6%, 일본 13.5%, 영국 7.1%, 홍콩 5%였다. 한 케이블업계 관계자는 “시청률이 나오는 미국 리얼리티 오락프로그램이나 인기 미드(미국 드라마) 수입에 쏠렸다”고 지적했다. 장르별 수입액 비중도 이같은 현상을 반영한다. 영화가 62.9%로 비중이 가장 컸고, 오락 22.5%, 드라마 7.4%, 애니메이션 4.2%로 뒤를 이었다. 2007년 37.4%, 2008년 16.85%에 불과했던 영화 수입액 비중이 지난해는 62.9%나 올라갔다. 씨제이미디어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씨제이미디어의 온미디어 인수에는 양사의 영화판권 출혈경쟁을 막아보자는 의도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한 케이블채널 사업자는 “향후 종합편성채널 사업자가 유료채널에 가세하면 제한된 광고시장 나눠먹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돈이 많이 드는 자체 콘텐츠 생산보다 돈 되는 프로그램 수입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권귀순 기자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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