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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채널 선택권엔 만족, 상업주의엔 불만

등록 2010-07-13 21:48수정 2010-07-14 11:06

영화 상영관에서 관객들이 <에스비에스>가 중계하는 남아공월드컵 16강전 한국 대 우루과이 경기를 보며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영화 상영관에서 관객들이 <에스비에스>가 중계하는 남아공월드컵 16강전 한국 대 우루과이 경기를 보며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싹쓸이 축구편성 없어 사회적 의제 덜 묻혀
1100억원 이상 매출…최소한 적자는 면한듯
“월드컵 분석 프로그램 등 소홀 아쉬워” 지적도
SBS 월드컵 단독중계 결산

“월드컵 관전 재미는 줄었지만, 채널 선택권은 늘었다.”

지난 12일 <에스비에스>(SBS)만의 사상 첫 월드컵 단독중계가 끝났다. 32일간의 남아공월드컵 중계에 대해 시청자들은 대체로 무난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수익에 치중한 상업방송 단독중계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는 지적이다.

■ 중계 어땠나? 에스비에스 쪽은 “해외 원정중계였지만 큰 사고 없이 성공적으로 치렀다”며 “큰 대회 수행능력을 입증해 브랜드 정체성을 높였다”고 자평했다.

시청자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2006 독일월드컵 당시 방송 3사의 공동중계로 채널권을 박탈당했던 시청자들은 한 채널로 집중된 단독중계를 환영했다. “모든 방송이 축구로 점령되지 않아 드라마나 다큐, 오락 프로를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 황금시간대 편성된 축구 생중계와 경쟁했던 문화방송의 ‘동이’와 한국방송의 ‘제빵왕 김탁구’ 등 드라마는 시청률 상승을 이어갔다. 경기 중계는 50~60%를 기록했던 한국전 빼고는 대개 10%대에 머물렀다. 최지현 문화연대 활동가는 “2006년 독일월드컵 당시 한-미 에프티에이 협상이 진행되고 있었지만, 3사 싹쓸이 편성으로 외면당했다”며 “이번에는 한 방송사만 중계해 사회적 의제가 덜 묻혔다”고 짚었다.

반면 축구 애호가들은 중계에만 치중한 에스비에스의 단조로운 편성에 불만을 토로했다. 회사원 이지안씨는 “독점중계한 방송사가 중계 외에 다양한 뒷얘기 특집이나 분석 프로그램 제작을 소홀히 해 아쉬웠다”고 했다. 송해룡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오히려 중계권이 없는 두 방송사가 월드컵과 연관된 대항프로그램으로 월드컵 방송의 다양성을 채웠다”고 평가했다.

중계 해설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김기한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해설의 편차가 컸다”며 “차범근-배성재 콤비의 주해설은 만족스러웠지만, 다른 일부 해설진은 선수 정보 제공과 경기 분석이 부실했다”고 평가했다. 경기장 현장중계가 한국전 등 주요 경기에 국한돼 다른 나라 경기는 맥빠진 해설에 머물렀다는 지적도 있다.

두 경기가 동시에 치러진 조별 예선 세번째 경기에 대한 볼 권리 제약도 불거졌다. 특히 북한-코트디부아르전과 겹친 ‘빅경기’ 브라질-포르투갈전을 지상파 생중계로 볼 수 없어 아쉬움을 토로하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새벽 3시30분에 치러진 3·4위전과 결승전의 재방송을 다음날 저녁시간에 배치하지 않은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왔다.


노영환 에스비에스 홍보부장은 “초반 국제신호를 읽는 방식이 달라 약간의 중계 혼선이 있었지만 큰 사고 없이 잘 치렀다”며 “주간방송사인 만큼 중계방송이 주가 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 부작용 없었나?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의 6월 광고집계에 따르면, 에스비에스는 85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뉴미디어 재판매 수익 300억원 등을 합치면, 최소 1100억원 이상의 월드컵 매출을 낸 것으로 집계된다. 중계권료·제작비 등이 1100억원으로 추산돼 최소한 적자는 면한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을 앞세운 상업방송의 단독중계는 고액 광고료 책정, 거리응원 전시권료(시청권료) 요구, 뉴미디어에 고액 재판매 비용 부담 등 여러 형태의 부작용을 낳았다.

송해룡 교수는 “피파와 독점중계의 상업주의 폐해에 대한 시청자들의 저항이 커지고 있다”며 “방통위가 보편적 시청권 개념을 정비해 공동순차중계 원칙을 세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기 부경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공영 미디어렙(코바코) 체제에서도 중계권료를 보장하는 선에서 광고액이 책정됐기 때문에, 앞으로 방송사들은 고액을 지불하더라도 장사가 되는 중계권 경쟁에 더욱 매달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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