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0시부터 파업을 접고 업무에 복귀한 <한국방송>(KBS) 새노조의 엄경철(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 본부장) 위원장은 “감히 파업 성과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 “중요한 건 되돌아간 현장에서 방송을 제대로 만들어내는 것일 뿐”이라고도 했다.
새노조는 ‘단체교섭 및 공정방송 쟁취’를 목표로 파업에 나선 지 딱 한 달 만에 사쪽으로부터 핵심 쟁점인 ‘공정방송위원회 설치’ 약속을 얻어냈다.
새노조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언론장악 논란’ 속에 벌어진 잇단 방송사 파업에서 유일하게 ‘성공의 이정표’를 세웠다. 엄 위원장은 “지난 2년간 신뢰도·공정성 추락을 겪으며 자괴감에 시달려온 조합원들이 ‘정권홍보 방송화’를 견제할 세력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자평했다.
반면 남은 과제도 만만치 않다. 당장 ‘공방위 설치 등 단협 체결에 성실히 임한다’는 추상적 합의문을 현실화해내는 게 시급하다.
엄 위원장은 “김 사장과의 면담에서 단협체결 의지를 충분히 확인했기 때문에 파업을 풀었다”며 “사장으로서 자신의 말을 뒤집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는 2일 이내규 부위원장과 김영해 부사장을 양쪽 대표로 교섭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는 “늦어도 9월 중엔 단협을 마무리지어 10월엔 첫 공방위를 여는 것이 목표”라며 “공방위만 제대로 가동되면 사쪽도 마음대로 편파방송을 하진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법적 대응을 해서라도 집행부는 물론 아나운서와 앵커 및 대표 프로그램 피디들에게 가해지는 징계 압박을 막아내는 것도 중요 과제”라고 덧붙였다. 김인규 사장은 이날 오전 낸 담화문에서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들에게 필요한 조처를 취할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선언한 상태다.
새노조가 짊어진 최대의 짐은 ‘수신료 인상 위한 공동 노력’이란 합의문 문구다.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가장 비판이 많았던 지점이다. 그는 “새노조가 무조건 인상에 찬성한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제작 현장에서 편파방송 비판을 불식시킬 대안과 답을 먼저 내놓을 것을 요구하며 싸우겠다”고 밝혔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사진 한국방송 새노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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