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뒤 석달간 심층성·쌍방향성 긍정적 평가
민간사찰 보도 않는 등 민감한 사안은 소홀
전문가 “수신료 올려 달라며 국가현안 외면”
민간사찰 보도 않는 등 민감한 사안은 소홀
전문가 “수신료 올려 달라며 국가현안 외면”
<한국방송>(KBS)은 지난 5월 봄 개편 때 뉴스의 심층성 강화를 위해 ‘뉴스 9’에 ‘이슈 앤 뉴스’라는 꼭지를 새로 만들었다. 특정 이슈를 6~7분에 걸쳐 다루는 기획 리포트로 평일 시간에 전파를 탔다.
지난 100일 동안의 리포트에 긍·부정이 엇갈린다. 심층성이나 시청자와의 쌍방향성 추구 시도 자체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정권이 불편해할 민감한 현안은 피해가고 전반적으로 정부 정책에 힘을 실어주는 보도 태도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어떤 이슈를 어떻게 다뤘나 <한겨레>가 5월10일~8월13일까지 ‘이슈 앤 뉴스’를 분석한 결과, △경제(19) △사회(18) △정치(9) △월드컵(5) △기념일 기획(3) △과학(1)을 다뤘다.
사회적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는 민감한 이슈는 55건 가운데 국방외교(4)와 4대강(1), 교육(2), 노동(1) 등 그리 비중이 크지 않았다. 그 대신 월드컵(5건), 날씨(4건), 여행(3건) 등 생활밀착형 연성 아이템이 자주 등장했다.
이 기간 최대 현안은 총리실의 민간인 사찰 의혹이었으나, 한차례도 다루지 않았다. 민간인 사찰은 여당 중진 의원에 대한 뒷조사 의혹으로까지 번졌으나, 이슈로 채택되지 못했다.
민감한 현안을 다루더라도, 대부분 정부 쪽 견해를 뒷받침하거나 비판은 물타기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4대강 이슈는 뒤늦게 지난 10일 한차례 다뤘으나 그 사회적 논란의 파장을 고려하면 사실상 무시나 다름없다. 공사중인 4대강을 헬기로 훑으며 이 문제를 짚었으나 기본 전제는 사업 추진이었다.
일제고사 논란(7월13일치) 역시 정부 쪽 견해에 무게를 실었다. 학부모들의 일제고사 찬성비율이 높다는 자체 여론조사와 일제고사에 긍정적인 일본 사례를 소개하는 등 상대적으로 정부 견해에 힘을 실었다.
선거 보도에서도 정치적 편향이 발견된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여권이 참패한 6·2 지방선거의 경우 ‘이슈 앤 뉴스’는 선거 결과의 의미 해석 대신 ‘빗나간 여론조사 문제’(6월3일)를 짚었다. 하지만 여권이 승리한 7·28 재보선 이후엔 ‘여5 : 야3 재보선 민심읽기’(7월29일) 꼭지를 통해, 선거 결과로 4대강 사업과 친서민 일자리 정책 등 정부 여당의 국정 추진에 힘이 실리게 됐다고 분석했다. 상대적으로 자주 등장한 군사외교 이슈의 경우, 지나치게 남북 대결 구도를 강화하는 쪽의 보도를 했다는 평이다. 정부 견해를 충실히 대변했다는 것이다. 예컨대 두차례 다룬 한-미 연합훈련(7월20일, 28일) 평가의 강조점은 ‘한-미동맹 강화’와 ‘대북 압박’이었다. 긍정 평가도 ‘이슈 앤 뉴스’는 심층성과 쌍방향성을 추구하며 한 사안을 여러 명의 기자가 다각도로 취재해 전달한다. 엘시디 대형화면을 띄워놓고 앵커와 취재기자가 스튜디오를 왔다갔다 하며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시원한 그래픽 화면으로 정보를 가공해 전달력을 극대화했다. 지난달부터는 금요일 방송분은 시청자가 올린 의견을 토대로 주제를 선정해 쌍방향 뉴스를 시도하고 있다. 대·중소기업 ‘상생의 길’(8월6일), 차 보험료 인상(7월30일), 자전거 열풍 허와 실(7월23일), 경제지표 따로…체감 따로(7월16일) 등이 이렇게 만들어졌다. 강정기 뉴스기획팀장은 “관념적인 주제보다는 피부에 와 닿는 생활밀착형 기사를 지향한다”며 “시내버스 폭발 문제나 기습 폭우를 다뤘을 때 시청자 반응이 좋았지만, 정치적 이슈는 관심도가 떨어진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민감뉴스라고 피해가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언론 전문가들은 새로운 시도를 긍정 평가하면서도 공영방송이 연성뉴스에 강조점을 두는 점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원용진 서강대 교수는 “단지 길게 한다고 해서 심층뉴스가 되는 건 아니며, 탐사팀을 해체하고 9시 뉴스를 연성화하는 건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유홍식 중앙대 교수도 “연성뉴스는 정보프로그램에서 다루고, 9시 뉴스는 재미보다 사회적으로 중요한 의제를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수 전북대 교수는 “정부 여당의 불편한 진실을 한번이라도 제대로 다룬 적 있냐”며 “수신료를 더 달라고 하면서 9시 뉴스에서 국가의 중대한 문제를 외면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중요이슈 깊게 다룬다며 만든 꼭지
선거 보도에서도 정치적 편향이 발견된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여권이 참패한 6·2 지방선거의 경우 ‘이슈 앤 뉴스’는 선거 결과의 의미 해석 대신 ‘빗나간 여론조사 문제’(6월3일)를 짚었다. 하지만 여권이 승리한 7·28 재보선 이후엔 ‘여5 : 야3 재보선 민심읽기’(7월29일) 꼭지를 통해, 선거 결과로 4대강 사업과 친서민 일자리 정책 등 정부 여당의 국정 추진에 힘이 실리게 됐다고 분석했다. 상대적으로 자주 등장한 군사외교 이슈의 경우, 지나치게 남북 대결 구도를 강화하는 쪽의 보도를 했다는 평이다. 정부 견해를 충실히 대변했다는 것이다. 예컨대 두차례 다룬 한-미 연합훈련(7월20일, 28일) 평가의 강조점은 ‘한-미동맹 강화’와 ‘대북 압박’이었다. 긍정 평가도 ‘이슈 앤 뉴스’는 심층성과 쌍방향성을 추구하며 한 사안을 여러 명의 기자가 다각도로 취재해 전달한다. 엘시디 대형화면을 띄워놓고 앵커와 취재기자가 스튜디오를 왔다갔다 하며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시원한 그래픽 화면으로 정보를 가공해 전달력을 극대화했다. 지난달부터는 금요일 방송분은 시청자가 올린 의견을 토대로 주제를 선정해 쌍방향 뉴스를 시도하고 있다. 대·중소기업 ‘상생의 길’(8월6일), 차 보험료 인상(7월30일), 자전거 열풍 허와 실(7월23일), 경제지표 따로…체감 따로(7월16일) 등이 이렇게 만들어졌다. 강정기 뉴스기획팀장은 “관념적인 주제보다는 피부에 와 닿는 생활밀착형 기사를 지향한다”며 “시내버스 폭발 문제나 기습 폭우를 다뤘을 때 시청자 반응이 좋았지만, 정치적 이슈는 관심도가 떨어진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민감뉴스라고 피해가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언론 전문가들은 새로운 시도를 긍정 평가하면서도 공영방송이 연성뉴스에 강조점을 두는 점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원용진 서강대 교수는 “단지 길게 한다고 해서 심층뉴스가 되는 건 아니며, 탐사팀을 해체하고 9시 뉴스를 연성화하는 건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유홍식 중앙대 교수도 “연성뉴스는 정보프로그램에서 다루고, 9시 뉴스는 재미보다 사회적으로 중요한 의제를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수 전북대 교수는 “정부 여당의 불편한 진실을 한번이라도 제대로 다룬 적 있냐”며 “수신료를 더 달라고 하면서 9시 뉴스에서 국가의 중대한 문제를 외면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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