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일 KBS 전 수신료 팀장
전국언론노조 공로패 수상
전국언론노조 공로패 수상
“국민에게 수신료 인상을 강요하기 앞서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방송이 되는 게 우선이다.”
전영일(사진) 한국노동복지센터 이사는 6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대의원대회에서 공로패를 받았다. 언론운동을 선두에서 이끈 다음 평조합원으로 돌아가 지난 6월 정년퇴임한 그에 대한 후배언론인들의 감사 표시였다.
전 이사는 언론노조 창립 때 초대 수석부위원장(2000~2002년)과 위원장 직무대행을 지냈다. 1995년부터 2년 동안은 <한국방송>(KBS) 노조위원장으로 일했고, 90년 서기원 사장 퇴진 투쟁 땐 집행부 15명과 함께 구속돼 2년 남짓 해직의 고통을 겪기도 했다.
그는 방송사에서 직급이 올라가면 승진을 위해 조합원 신분을 포기하는 전례를 따르지 않고 간부 시절 일시 보류해놓았다가 직책을 내려놓자마자 다시 평조합원으로 돌아왔다. 그는 한국방송 노조위원장 출신 가운데 평조합원으로 퇴임한 첫 사례이기도 하다.
그가 조합원 신분을 잠시 보류했을 때는 수신료프로젝트팀장을 맡아서였다. 정연주 전 사장 시절 수신료 인상 실무를 책임졌던 그는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이 정권과 한국방송의 수신료 인상 추진을 두고 “국민을 설득할 만한 정당성이 결여됐다”고 비판했다.
“2007년 당시엔 언론사 공정성·신뢰도 조사에서도 1위를 지켰고, 20여 차례의 사내 설명회와 대국민 여론조사를 하며 수신료 인상의 공감대를 확산시키려 노력했다”고 소개한 그는 “지금은 어떤가. 국민 설득 절차는 생략한 채 위에서 찍어누르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바닥에 떨어진 공정성·신뢰도 회복을 돌아보지 않는 김인규 사장은 수신료 인상을 요구할 자격이 없다”며 “비판적 여론을 수렴하고 공정방송 의지부터 보여주는 게 순서”라고 강조했다.
그는 퇴임 뒤 한국노동복지센터 이사로 일하며 컴퓨터를 기증받아 비정규직·이주노동자와 야학에 제공하는 한편, 민주언론시민연합 부이사장을 맡아 언론운동의 끈도 놓지 않고 있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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