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 공모 1일 마감
신청언론 ‘친보수-친재벌’ 일색
신청언론 ‘친보수-친재벌’ 일색
끝내 ‘한국판 <폭스 뉴스>’가 탄생할까?
방송통신위원회 계획대로면 얼마 남지 않았다. 11월30일 시작한 종합편성채널 공모 마감(1일) 뒤 한 달 안팎으로 사업자가 결정된다. 6개 종편 희망사(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티브로드)가 승인 신청서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종편 등장 후 폭스 뉴스가 미국에 끼친 ‘여론 분열과 급격한 보수화’가 한국 사회에서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명박 대선 캠프에서 언론 분야 정책자문을 맡았던 박천일 숙명여대 교수는 아예 ‘종편이 성공하려면 폭스를 벤치마킹하라’고 조언한다.
종편 탄생에서 ‘폭스의 징후’를 읽어내는 언론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폭스 뉴스의 ‘보수적 선정성’과 모기업 뉴스코퍼레이션의 ‘몸집 불리기’는 조선·중앙·동아가 걷고 있는 길과 흡사하기 때문이다.
세계 52개국에 780여개 기업을 소유한 뉴스코퍼레이션은 보수·진보 및 국경을 넘나드는 로비와 공격적인 인수합병으로 여론 독과점 우려를 낳는 대표적 미디어기업이다. 특히 폭스 뉴스는 이분법적 흑백논리와 왜곡·짜깁기 보도로 미국 극우화를 주도하며 각종 ‘반폭스 운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의 보수는 공화당이 대변하고, 공화당의 보수화는 폭스 뉴스가 이끈다’는 말까지 있다.
한국의 종편도 ‘국내 언론의 본격적 산업화’를 주도하며 ‘부자 미디어와 가난한 민주주의’의 앞날을 예견케 하고 있다. 조중동은 종편을 따내기 위해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로부터 ‘종편 노예’란 말까지 들으며 현 정권 비판을 극도로 자제해왔다. 친보수·친재벌 논조도 폭스 뉴스와 흡사하다.
장행훈 언론광장 공동대표는 “폭스 뉴스나 ‘조중동 종편’ 모두 신문·방송 겸영 허용이 탄생시킨 산물이자 언론을 사업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는 점에서 동일하다”며 “폭스 뉴스가 조장하는 미국의 여론 불균형이 종편 탄생 후 한국에서 관찰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공정성 위반 여부를 심사하는 한국에선 폭스 뉴스처럼 일방적 보도(미국은 연방통신위원회가 1987년 공정성 원칙 조항 삭제)가 불가능하다’는 주장에도 ‘현실성 없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김재영 충남대 교수는 “노골적 편파보도를 하지 않더라도 마땅히 보도해야 할 것을 보도하지 않거나 축소하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허용되는 종편 개수가 많을수록 보도와 프로그램 내용이 혼탁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수 경쟁 구도’가 이전투구를 부추길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자본력이 달리는 국내 종편이 단기간에 안착하려면 폭스의 성공 전략을 따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많다. 최진봉 텍사스주립대 저널리즘스쿨 교수는 “조중동이 종편을 하면 폭스처럼 자신들의 주된 시청 대상인 보수세력의 논조에 맞춘 프로그램을 만들 개연성이 크다. 그게 방송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자본력이 달리는 국내 종편이 단기간에 안착하려면 폭스의 성공 전략을 따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많다. 최진봉 텍사스주립대 저널리즘스쿨 교수는 “조중동이 종편을 하면 폭스처럼 자신들의 주된 시청 대상인 보수세력의 논조에 맞춘 프로그램을 만들 개연성이 크다. 그게 방송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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