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신청자가 비공개 원해”
업계 “외부검증 핵심정보 차단”
업계 “외부검증 핵심정보 차단”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채널 선정 절차를 밟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승인 신청 사업자들의 주요 주주를 공개하지 않아 외부 검증과 의견 수렴에 필요한 핵심 정보를 차단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 1일 종편·보도채널 희망 신문사들의 방송사업 승인 신청 접수 결과를 발표하면서, 가장 중요한 정보인 개별 컨소시엄의 주요 주주와 자본금 규모를 밝히지 않았다. 해당 정보들은 방통위가 3일 시청자 의견청취를 위해 누리집에 올린 승인신청서 요약본에도 빠졌다. 김준상 방송정책국장은 “신청 법인들이 주요 주주 공개를 원치 않았고, 방통위도 심사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공개하지 않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며 “자본금도 과락이 설정된 주요 심사항목 중 하나여서 발표하기 어렵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방송업계에선 의아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한 방송계 관계자는 “시청자 의견수렴 과정에서 제공해야 할 가장 중요한 정보가 주요 주주 구성이다. 주요 주주의 면면과 도덕성, 자본의 건전성을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가로막고 시청자들로부터 무슨 의견을 듣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방통위의 주요 주주 및 자본금 비공개는 과거 <오비에스>(OBS) 허가 때와도 다르다. 옛 방송위원회는 1차 사업자 신청 때인 2005년 11월에 5개 컨소시엄, 적격자를 찾지 못해 실시한 2차 신청 때인 2006년 3월엔 2개 컨소시엄의 주요 주주(5% 이상)와 지분 비율까지 구체적으로 밝혔다. 최종사업자로 선정된 ‘경인티브이주식회사’(가칭·이후 ‘오비에스’로 개국)의 경우, 대주주인 영안모자(22.64%) 외에 미디어윌(11%), 경기고속(10%), 매일유업(7%), 테크노세미켐(6%), 기독교방송(5%)의 명단과 투자 비율 및 이들이 구성한 1400억원의 설립자본금이 공개됐다. 2005년과 2006년 진행한 지상파 디엠비(DMB) 사업자 허가 때도 “신청 법인뿐 아니라 신청 법인의 주요 주주 역시 평가 대상”이란 이유로 구성 주주를 발표했다.
오비에스 선정 당시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신태섭 동의대 교수는 “종편 선정은 여론지형에 급격한 변화를 불러일으킬 허가사업인데, 주요 주주를 공개하지 않으면 시청자들은 방송을 하려는 컨소시엄 중 여론 다양성을 떨어뜨릴 주주가 있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며 “시청자들을 무시하는 조처”라고 비판했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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