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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사장 연임 유력…MBC 공정성 ‘먹구름’

등록 2011-02-08 18:25수정 2011-02-08 21:12

김재철 사장 재임 주요 일지
방문진, 16일 새 사장 결정앞 연임에 무게
시청률 지상주의 강화·권력비판 약화 전망
본사 노조원 92% 지역사 96% “연임 반대”
16일이면 <문화방송>(MBC)을 3년 동안 이끌 새 사장이 결정된다. 문화방송 안팎에선 김재철 사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김 사장 연임이 확정되면 ‘피디수첩 불방사태’와 ‘시청률 지상주의’로 상징되는 그의 경영 방침이 한층 힘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문화방송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9일 새 사장 후보자 공모 접수를 마무리한다. 10일 서류심사 및 후보 3배수 압축을 거쳐 16일 면접으로 최종 내정자를 확정할 계획이다.

잘해서라기보다 ‘대안이 없다’는 게 김 사장 연임에 무게를 두는 근거다. 이름이 오르내리는 후보들은 김 사장 선임 때 거론되던 인물군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방문진 한 이사는 “김 사장을 탐탁지 않게 보는 이사들이 많지만 마땅한 사람이 없어 돌발 변수가 없는 한 거의 연임시키는 분위기로 가고 있다”고 전했다.

‘김 사장의 1년’을 바라보는 사내 평가는 훨씬 냉혹하다. 지난달 서울 본사 조합원 663명을 대상으로 한 노조 설문조사 결과 92.4%가 김 사장 연임에 반대했다. 조합원들은 김 사장 취임 후 뉴스와 시사보도 프로그램이 불공정해졌고(88.1%), 제작·실무상의 자율성이 위축됐으며(93.2%), ‘충성파’를 중용해 편가르기 인사를 했다(59.2%)는 답변을 쏟아냈다. 지역사 조합원 757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도 ‘연임 반대’를 택한 조합원은 95.5%였다. 서울·지방을 합하면 연임 반대율은 94%에 이른다.

조합원들만 냉담한 시선을 보내는 게 아니다. 한 간부는 “사장이 연초에 조직화합을 이야기했을 때 후배들 대량 징계해 놓고 무슨 화합이냐는 불만이 간부들 사이에서 많았다. 그것만으로도 사장에 대한 평가의 일단을 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 사장 취임과 ‘좌파 대청소’(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의 ‘조인트’ 발언)로 문화방송도 한국방송이 걸었던 길을 유사하게 따르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구성원들의 극심한 반발(노조 39일 파업)→보복인사 논란(이근행·정대균 해고 및 파업 참가자 대규모 징계, 사장 비판성명 서명자 승진 누락)→프로그램 개편(‘후플러스’ ‘더블유’ 폐지) 및 개입(피디수첩 4대강 편 불방 논란)→정부 비판 목소리 축소’란 동일한 메커니즘을 밟고 있다는 얘기다.

결과는 ‘권력과의 긴장 약화’(보도국 한 기자)로 나타나고 있다. ‘징후’는 다양하다.

김 사장 본인이 기획한 것으로 알려진 이명박 대통령 홍보성 프로그램부터 논란이 됐다. 지난달 28일 전파를 탄 ‘우리 생애 최고의 선물-대통령 사용 열차에 꿈과 희망을 싣고’(실제 행사 12~13일)는 장애인 어린이 및 다문화 가정 어린이들을 대통령 열차에 태워 1박2일간 경주 여행을 다녀오는 행사(문화방송 주최)를 방영했다. 청와대는 “이 여행은 대통령 이용 열차 내 대통령 집무실 방문, 대통령 격려영상물 시청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는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뉴스데스크’가 이슈의 본질을 파고들기보다 ‘시청률의 덫’에 걸려 사회갈등 현안을 외면하고 있다는 우려도 팽배해 있다. 노조는 “서민 예산안이나 구제역, 전세난, 민간인 사찰, 인권위원회 사태 등은 모른 척하거나 (뉴스데스크에) 넣어도 찬밥 신세인 반면, 시청률을 이유로 스포츠·연예인 소식은 연일 전진배치되고 있다”고 비판한다. 비보도국의 한 간부도 “뉴스의 탈정치화가 심각하다. 예능 프로그램 아류처럼 희화화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근 불거진 노조와의 단체협약 해지 사태는 문화방송을 1년 전과 유사한 상황으로까지 몰아가고 있다. 방문진의 사장 내정자 확정일자와 겹친 중앙노동위원회의 마지막 조정 절차마저 소득 없이 끝나면, 김 사장은 연임되더라도 노조의 파업 돌입 가능성에 다시 직면하게 된다. 단협의 공정방송 담보 조항(국장 책임제) 개정은 문화방송의 정부 비판보도를 경영자가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김 사장의 ‘연임 노림수’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피디는 “김 사장이 연임되면 뉴스·프로그램의 시청률 지상주의와 지역사 통폐합 및 프로그램 검열처럼, 김 사장이 지난 1년간 보여온 행보가 훨씬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이진숙 홍보국장은 “파업 영향으로 김 사장이 제대로 일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4월부터 지금까지 9개월여밖에 안 된다. 공과 평가는 올해 중반 이후(연임할 경우)에나 가능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는 “엠비시를 두고 보수 쪽에선 좌파 방송이란 말도 많았다. 최근 보도는 균형점을 찾아가는 자기조절 과정으로 봐야 한다”며 “비판 기능이 약화됐다는 지적엔 동의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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