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와 경쟁할만한 수준 전제
광고매출 연 260억원 증가 기대
광고매출 연 260억원 증가 기대
방송통신위원회의 ‘역외재송신’(정해진 권역 외 지역에 방송 송출) 허용(21일)으로 <오비에스>(OBS)를 좁은 방송 권역에 묶어둔 ‘족쇄’가 풀렸다. 하지만 경기·인천 지역 민영 지상파방송인 오비에스가 경영난 타개를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방통위는 1기 위원회를 마감(25일)하기 4일 전에야 ‘오비에스 역외재송신 금지’란 ‘오랜 가시’를 빼줬다. 방통위는 출범 이후 옛 방송위원회 시절 허가받은 13개 에스오(SO·종합유선방송사) 외에 나머지 14개 에스오(씨앤앰·씨엠비 계열)에 대해선 오비에스의 서울 지역 역외재송신을 막아왔다. 2008년 4월엔 씨앤앰 계열 12개 에스오가 역외재송신 승인 신청을 하자 처리 기한을 9월까지 연장해 씨앤앰이 기한 만료 3일 전에 자진 철회하는 일도 있었다. 방송계에선 <에스비에스>(SBS)의 수익 침해를 우려한 송도균 위원(에스비에스 사장 출신)의 반대 때문이란 의구심이 제기되기도 했다.
역외재송신이 막혀 있는 사이 2007년 말 방송을 시작한 오비에스는 극심한 적자에 허덕여왔다. 1400억원으로 출발한 자본금은 현재 450여억원만 남았고, 초기 400여억원을 투자했던 콘텐츠 제작비용도 지난해엔 170여억원으로 줄었다.
오비에스 쪽도 역외재송신 허용이 당장 경영 호전으로 직결될 것이라곤 보진 않는다. 다만 ‘광고회복-콘텐츠 품질 향상-수익 증대’란 선순환 구조의 기본 토대가 갖춰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방통위는 지상파방송 200대 광고주 중 52개사 대상의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난해 253억원이던 광고매출이 역외재송신 허용 후 연간 약 261억원 증가해 총 514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오비에스의 콘텐츠가 지상파 3사와 경쟁할 수준이 될 경우’란 전제가 깔려 있다. 방통위가 ‘기존 방송시장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역외재송신을 허용한 것도 역설적이다.
전문가들도 역외재송신 확대 이후 오비에스 회생의 열쇠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은다. 민영상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서울 전역에 오비에스가 노출된다는 점에서 지금보단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겠지만, 광고매출로 이어지려면 시청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콘텐츠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비에스 관계자는 “역외재송신 허용이 광고단가와 광고횟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제 공이 우리에게 넘어온 만큼 훌륭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