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한겨레 제1기 인턴기자들이 사내 교육을 마치고 각 취재 부서에 배치되기 직전 “열심히 하겠다”는 뜻을 모으고 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제1기 한겨레 인턴기자
가뭄의 단비란 이런 것일까.
지난달 초 <한겨레>가 처음으로 인턴기자를 뽑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해 공채 시험조차 없었기에 기쁨은 더 컸을까. 꼭 ‘한겨레 기자’가 되고 싶었던 수많은 지망자들이 모여들었다. 그리고 지난달 23일 20명의 이름 석자가 지면에 박혀 나왔다. 최종합격자라는 명패 아래. 서른 줄의 국책연구소 연구원, 산전수전 겪은 ‘백수’와 ‘백조’, 스물 둘의 대학교 3학년까지…. 제1기 한겨레 인턴기자는 이렇게 모였다.
앞으로 3개월, 12주 동안 우리는 꿈에도 그리던 <한겨레> 기자가 된다. 편집국 각 부서와 <한겨레21>에 배치돼 일을 시작했고, 이제 갓 열흘이 넘었다.
시간에도 색깔이 있다면, 지난 열흘은 아주 강력하고 진한 붉은빛이리라. 낯선 일터에서 새로운 일을 배워 어려웠다는 당연한 소리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 글을 쓴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
처음엔 신기하기만 했다. 여의도에서 국회의원을 만났는가 하면 경찰서를 제 집 드나들 듯 출입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주검을 부검하는 것도 봤다. 방송사에서 인기배우 김상경씨에게 말도 붙여보고, 히딩크 감독도 직접 만났다.
그러나 그냥 구경하는 것과 기자로서 세상을 만나는 것은 하늘과 땅의 차이였다. 신문에 실리는 기사란 수없이 많은 헛발질을 거친 뒤 나오는 노력의 결정체임을 배워야 했다. 마른 걸레 비틀 듯 아이디어를 짜내야 했다. 글쓰기는 또 어떤가. 그냥 인터넷에 편하게 쓰는 글과 차원이 달랐다. 군더더기 없이 정선된 정보를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것, 더구나 내 이름이 만천하에 공개되는 일 아닌가. 우리 모두가 진짜로 기자가 되겠다는 다짐으로 시작한 생활이지만, 제일 먼저 자신의 준비 부족을 절감하는 시간이었다. “그래, 역시 더 공부해야 해.”
안에 들어와 보니 선배 기자도 달라 보였다. 그들의 생활은 결코 화려하지 않았다. 지난한 기다림의 연속이었으며 그 끝에 다가올 조그만 보람을 위해 격무에 시달려야 하는 샐러리맨의 모습이었다. 걸림돌은 하나가 아니다. ‘인턴 기자’라는 지위가 갖는 불안정성에 마음 편할 까닭이 없다. 인턴기자제를 처음 시행하기에 피할 수 없었던 작은 시행착오도 있었다. 물론 각자의 구실이 분명해지면서 하루하루가 알차게 채워지고 있음을 인턴들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이제는 “기사 쓰는 맛을 알겠다”며 자랑하는 친구들도 등장했다. 우리는 언제든 배울 준비가 되어 있고 한겨레는 그런 우리를 가르치고 있다. 비록 세상을 흔들 특종은 아닐지라도, 세상 어딘가 우리 기사를 보고 감동할 단 한 명의 독자를 위해 우리는 오늘도 뛰고 있다. 지금 우리는 성장하고 있다. 하어영 인턴기자 ha5090@dreamwiz.com
안에 들어와 보니 선배 기자도 달라 보였다. 그들의 생활은 결코 화려하지 않았다. 지난한 기다림의 연속이었으며 그 끝에 다가올 조그만 보람을 위해 격무에 시달려야 하는 샐러리맨의 모습이었다. 걸림돌은 하나가 아니다. ‘인턴 기자’라는 지위가 갖는 불안정성에 마음 편할 까닭이 없다. 인턴기자제를 처음 시행하기에 피할 수 없었던 작은 시행착오도 있었다. 물론 각자의 구실이 분명해지면서 하루하루가 알차게 채워지고 있음을 인턴들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이제는 “기사 쓰는 맛을 알겠다”며 자랑하는 친구들도 등장했다. 우리는 언제든 배울 준비가 되어 있고 한겨레는 그런 우리를 가르치고 있다. 비록 세상을 흔들 특종은 아닐지라도, 세상 어딘가 우리 기사를 보고 감동할 단 한 명의 독자를 위해 우리는 오늘도 뛰고 있다. 지금 우리는 성장하고 있다. 하어영 인턴기자 ha5090@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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