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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사장, 파업기간중 특급호텔서 마사지받아”

등록 2012-02-28 11:55수정 2012-02-28 18:36

모습 드러낸 김재철 사장 김재철 (MBC) 사장이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문화방송 사옥에서 확대간부회의를 마친 뒤 노조 조합원들 사이를 지나 사장실로 가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모습 드러낸 김재철 사장 김재철 (MBC) 사장이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문화방송 사옥에서 확대간부회의를 마친 뒤 노조 조합원들 사이를 지나 사장실로 가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법인카드 결제식당 “접대 아니라 사모님과 둘이 왔다”
사쪽 “사실무근, 호텔에 마사지 숍이 있는 것도 몰랐다”
 “사모님하고 단 둘이 올 뿐 다른 사람이랑 온 적은 없었다.”

 김재철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는 문화방송(MBC) 노동조합은 김 사장이 회사 법인카드를 사용한 그랜드힐튼호텔 중국 음식점을 찾아가 김 사장이 법인카드를 개인 용도로 쓴 정황이 보이는 종업원의 증언을 확보했다고 28일 밝혔다.

 엠비시 노조는 전날 총파업특보를 통해 공개한 김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내역 및 사용처와 관련한 상세한 정황을 ‘제대로 뉴스데스크’를 통해 2차 폭로했다. 노조는 김 사장이 지난 2년간 본인명의 법인카드 및 비서실 명의 법인카드로 7억원을 썼다며,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노조 주장을 보면, 김 사장은 지난 2년 동안 국내 호텔에서만 모두 1억5천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김 사장은 특히 서울 홍은동의 특급호텔인 그랜드힐튼호텔을 애용해 2010년 3월 취임 이후 이달 초까지 이 호텔에서 모두 48차례에 걸쳐 1062만원을 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는 이 호텔 중식당 관계자로부터 “김 사장이 워낙 자주 왔다”면서 “업무상 접대로 온 것은 아니고, 사모님과 둘이 왔다. 다른 분과 온 적은 한 번도 없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노조는 “혹시 부인과 호텔 식사를 하면서 회사 공금을 쓴 것은 아닌지 해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진숙 문화방송 홍보국장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김 사장이 서울문화재단 이사로 근무할 당시 알고 지낸 문화예술계 인사와 자주 갔는데, 사모님으로 비쳤을 수 있다”며 “만약 노조가 김 사장을 고발하면 수사 과정에서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김 사장은 서울 반포의 팔래스호텔에서 지난 22일까지 투숙했는데, 카드 결제내역을 보면 김 사장이 이 호텔에서만 28차례 1130만원을 결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김 사장은 롯데호텔에서 49차례 2110만 원, 조선호텔에서 28차례 1031만원을 법인카드로 썼다. 노조는 “일부는 접대용으로 사용했더라도 서울에 멀쩡한 집을 놔두고 회사 돈으로 특급호텔에서 먹고 잔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김 사장이 파업이 한창인 지난주에도 인천 송도 신도시의 쉐라톤 호텔 스파에서 2차례 개인카드로 마사지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폭로했다. 특히 노조는 “마사지샵 종업원으로부터 김 사장이 자주 오시는 분이고, 파업중인 지난 20일(월)에는 근무시간인 오전 11시에 마사지를 받으로 왔다는 증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또 이 호텔 관계자로부터 “김 사장이 우리 호텔 스파에 부인과 함께 자주 다녔으며, 부인은 연간 멤버십 회원이라는 증언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김 사장이 이 호텔에서 법인카드로 모두 7번를 결제했는데 모두 주말이었다”며 “김 사장이 왜 주말에 호텔에서 법인카드를 썼는지, 모두 업무용이었는지 해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재철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내역. 문화방송 노동조합  영상화면 갈무리.
김재철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내역. 문화방송 노동조합 영상화면 갈무리.

 회사 쪽은 노조의 주장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이진숙 국장은 잦은 특급호텔 이용과 관련해 “김 사장뿐 아니라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손님 만나거나 할 때 호텔을 이용할 수 있도록 멤버십 카드가 나온다”며 “국내 손님이나 해외에서 오신 손님을 위해 호텔 멤버십 카드로 쓰는데 이게 법인카드에서 결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또 마사지 의혹과 관련해 이 국장은 “쉐라톤 호텔에 부인 이름으로 회원권을 갖고 있지 않다”며 “그 호텔에 손님을 만나기 위해 간 적은 있지만 김 사장은 사우나나 마사지가 있는 줄도 모른다”고 반박했다. 이 국장은 “김 사장은 (그 호텔의) 종업원을 알지도 못하고 완전 거짓말이라고 했다”며 “‘노조와 같이 가서 대질 신문이라도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또 이번 폭로에서 김재철 사장이 귀금속, 명품 가방, 골프용품점, 의류매장, 화장품점에서 법인카드를 결제한 사실도 조목조목 열거했다. 노조가 밝힌 김 사장의 법인카드 구매내역은 아래와 같다.

 -2010년 5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지하 귀금속 매장 190만원 결제

 -2010년 8월 여의도 63빌딩 지하 보석가게 진주목걸이 구입

 -2011년 4월 명품 토즈 가방 구입

 -2011년 6월 영등포 타임스퀘어 귀금속점 119만원

 -2011년 7월 구찌와 프라다 등 구입

 -고급 서류가방 브랜드인 투미에서 4차례 걸쳐 399만원 결제

 -고급 미용실에서 로션과 스킨, 클렌저 등 41만원 어치 구입

 -화장품 엘리자베스 아덴의 백화점 매장 85만원 결제

 -경남 진주의 여성 캐주얼 의류 매장에서 가방 3개와 스카프 등 44만원 어치 구매

 노조는 “모든 결제내역이 업무용 선물이었는지, 아니면 다른 용도도 섞여 있는지 김 사장의 성실한 답변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다른 문화방송 관계자는 “법인카드로 구매한 보석류 등 물품은 드라마 배우나 출연자들 선물용으로 줬다”고 거듭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장이 법인카드로 출연자 선물을 직접 챙겨준 것이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치열한 드라마 제작 경쟁 상황에서 사장이 직접 발품을 팔아서 배우와 출연자들을 달래고 꼬시고 이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며 “업무추진비를 적극적으로 써 회사의 매출을 올리고, 실적을 높인 것은 경영자로서 할 일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이 주말과 휴일에 법인카드를 자주 사용한 것도 논란거리다. 김 사장은 직접 가지고 다니는 법인카드의 전체 결제 건수의 41.7%를 주말과 공휴일에 사용했고, 주유소에서 결제한 22차례 가운데 20차례가 휴일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는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2010년 9월21일과 연휴 마지막날인 23일 인천 영종도의 특급호텔에서 결제한 내역도 확인됐다. 특히 21일 오후 4시쯤에는 인천공항 내 이마트에 김 사장이 직접 들러 법인카드로 상품권 200만 원을 구입한 사실도 드러났다. 노조는 “업무상 명절 선물용이라면 연휴 전에 미리 구매했을 텐데, 추석 연휴 첫날에야 본인이 직접 구매한 이유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진숙 홍보국장은 “김 사장은 휴일에도 디엠지(DMZ) 부근에 가서 공연할 자리가 있는지 굉장히 조사를 많이 하는 등 휴일에도 일을 많이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며 “휴일 주유비도 업무용”이라고 해명했다.

 이 국장은 노조의 2차 법인카드 폭로와 관련해 “노조에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진흙탕 선전 공세와 마타도어를 계속하는데 참기 힘들다”고 불쾌감을 표출했다.

 반면 노조는 “김 사장이 사용내역을 전면 공개하고 충분한 해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비리 의혹을 추가로 모아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회사와 노조가 김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을 놓고 한치의 양보도 없이 대립하고, 수사의뢰를 공언한 상태라 이 문제가 문화방송 파업의 분수령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박종찬 귄귀순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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