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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MB캠프 인사보다 더 캠프적인 인사가 김재철”

등록 2012-03-09 07:00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가운데)이 ‘큰집 조인트’ 논란이 불거진 지난해 3월19일 방문진 이사회에서 자진사퇴 의사를 밝힌 뒤 회의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가운데)이 ‘큰집 조인트’ 논란이 불거진 지난해 3월19일 방문진 이사회에서 자진사퇴 의사를 밝힌 뒤 회의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 인터뷰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은 언론계의 대표적 보수 인사로 꼽힌다. 2006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추천으로 제3기 방송위원회 위원을 역임했고,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인 2008년 9월엔 뉴라이트 계열의 언론단체인 공정언론시민연대 공동대표를 거쳐 2009년 4월 국회 미디어발전 국민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2010년 3월 방문진 이사장 자리를 내놓은 뒤 현재는 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명예교수로 있다.

이명박 정부 초기 언론정책 수립 및 집행 과정을 누구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본 김 전 이사장은 7일 <한겨레> 인터뷰에서 현 정부를 가리켜 “언론정책에 관한 목표도 없고 방향도 없이 이해관계에 따라 헤쳐모여를 되풀이하는 건설업자 집합에 불과했다”고 혹평했다. 또 그는 <문화방송>(MBC) 파업 사태와 관련해서도 노조 파업의 부당성과 김재철 사장의 리더십 부재를 동시에 비판했다.

현 정부 어떻게 보나
“이해관계 따라 헤쳐모이는
건설업자 집합에 불과했다
참여정부땐 언론정책 있어”

-문화방송 파업이 장기화하고 있다. <한국방송>(KBS)과 <와이티엔>(YTN)의 파업도 이어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언론정책을 한마디로 평가하면 ‘총체적 실패’다. 참여정부만 해도 옳든 그르든 언론 부문에 대한 뚜렷한 철학과 정책이 있었다. 논란은 있었지만 세무조사를 실시해 언론사의 투명회계 문화를 정착시켰고, 일부 부처 기자실 폐쇄 등 언론개혁의 성과도 거뒀다. 양정철 등 총대를 메고 이를 추진한 인물도 있었다. 반면 현 정권은 최시중이라는 함량 미달의 인사를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앉혀놓은 게 전부였다. 오로지 종합편성채널(종편)에만 매몰돼, 올바른 방송통신 정책의 입안과 집행에는 소홀했다. 정치적 쇼로 끝난 이동통신료 1000원 인하 이외에 구체적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

-현재 청와대에 언론인 출신 하금렬(대통령실장)-최금락(홍보수석) 라인이 있지 않나?

“청와대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최금락이 앞뒤를 제대로 판단하겠나. 하금렬도 국정을 운영해본 경험이 없다. 언론에 대해 제대로 된 진단과 해법을 내놓기에는 시간이 없다. 언론과 관련해 제대로 된 인사정책이 나올 수가 없다. 와이티엔에 구본홍 보낼 때도 나는 (대선) 캠프 출신을 보내서는 안 된다고 반대했다.”

-김재철 문화방송 사장은 캠프 출신이 아니었다.

“캠프 출신보다 더 캠프적인 인사가 김 사장이었다. 지배구조상 사장 선임 과정에 권력의 의지가 작용하더라도 제대로 된 사장이라면 방송의 독립을 지키려는 강한 의지를 보였어야 했다. ‘은혜’에 보은하려는 데서 문제가 생긴다.”

MBC 파업 책임은
“노조는 불공정보도 책임없나
김사장, 회사 망치는 데 앞장
그런 사람인지 모르고 뽑아”

-문화방송 파업은 어떻게 보나?

“안타깝다. 정치의 계절이 되돌아온 것처럼 보인다. 지금의 문화방송은 백마고지와 같다. 1951년 정전협정 체결 직전 남북이 조금이라도 유리한 협상을 하고자 백마고지를 놓고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결국 아군이 승리했지만 백마고지는 숱한 포격으로 초토화됐다. 노사가 이런 식으로 대치하면 문화방송은 백마고지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노사, 어느 쪽 책임이 더 큰가?

“크게 보면 양쪽이 똑같다. 양비론이라고 비판해도 할 수 없다. 우선 노조는 지금 이 시점에 파업이 가장 좋은 선택인지 고민해봐야 한다. 노조가 공정방송 실현을 파업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나는 지난 몇년간 문화방송 보도가 얼마나 공정했는지에 대해 잘 모른다. 대신 보도 주체는 따져봐야 한다. 파업을 하고 있는 구성원들 아닌가. 보도의 편파성을 지적하는 것은 시청자의 몫이고 구성원은 비판의 대상일 뿐이다. 그동안 공정하지 않은 보도를 했다면 스스로 공정보도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반성해야 한다.”

-노조는 그 부분에 대한 반성을 분명히 밝혔다. 그렇다면 사쪽의 책임은?

“내가 말하기 부끄러운 부분이다. 김재철 사장을 뽑은 책임의 절반이 나에게 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해 나로서는 유감이다. 당시 김재철-김종오-구영회 등 세 명의 사장 후보자 가운데 개인적으로 가장 믿음직했던 사람은 대구문화방송 사장까지 지낸 김종오였다. 구영회는 사람은 똑똑한데 지역적 한계(전남 구례 출신)가 걸렸다. 반면 김 사장은 내가 거의 몰랐다.”

KBS·YTN 잇따르는 파업, 왜?
“정부 언론정책 총체적 실패
함량미달 최시중 종편 매몰
난 구본홍 YTN 보낼때 반대”

-김 사장을 선택한 이유는?

“‘임명권자’(대통령을 지칭)의 뜻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 소신대로 했어야 옳았다. 내 책임이 절반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그때 대통령 요구와는 별개로 어쨌든 그를 선임한 것은 나였기 때문이다. 공영방송 사장으로서의 제대로 된 리더십과 자질을 갖춘 사람을 뽑았어야 했다.”

-책임이라는 건 뭔가?

“공영방송에 대한 철학이 아니라 ‘베팅’으로 문화방송을 경영해온 것 아닌가. 선심 쓰듯 회사 구성원들에게 500만~1000만원씩 격려금을 뿌리고 해외연수 보내주는 등 당근 정책으로 일관해왔다. 정권 교체기를 맞아 새로운 주인이 나타날 때가 되니 이제 전부 들고일어나는 것 아닌가 싶다.”

-파업에 대한 해법은 뭐라고 보나?

“문화방송 파업의 사회적 파장이 예전만큼 크지 않다. 지금 노사는 ‘그들만의 리그전’을 하고 있다. 종편도 있고 케이블방송도 있으니 방송사 하나 문 닫는다고 해도 아무 문제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문 닫을 게 아니라면 김 사장과 노조 가운데 회사를 더 사랑하는 사람이 물러나야 한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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