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사장·방문진 진정성 보이지 않아”
25일 <문화방송>(MBC)의 대표적 예능 프로그램 <우리들의 일밤>(이하 일밤)을 본 시청자라면 잇단 방송사고에 혀를 찼을 것이다. 중간에 한국과 미국 대통령 기자회견을 보여줬는데 기자 리포트 도중 갑자기 화면이 바뀌는 등의 사고가 두차례 이어졌다.
평소 같았으면 인터넷 공간이 시끄러웠을 것이다. 하지만 이날 사고는 별다른 화제가 되지 않았다. 이날 일밤 시청률은 고작 3%. 사쪽은 노조 파업 참여로 담당 피디가 손을 놓자 일밤을 외주 제작해 지난 18일부터 내보내고 있다. 첫 외주 작품의 시청률은 1.7%였다. 막강한 경쟁력을 뽐내던 문화방송 예능의 몰락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라 할 만하다.
현재 예능 부문 평피디 50명은 지난 1월 말 시작된 노조 파업에 전원 참여하고 있다. 그 공백을 부장급 피디들과 외주사가 메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25일엔 ‘땜방’하던 예능국 부장 4명이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보직을 던졌다. 권석 예능1부장, 조희진 예능2부장, 사화경 예능3부장, 이민호 예능기획제작2부장은 사내 인트라넷에 글을 올려 “사장과 방문진(방송문화진흥회)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 문제 해결에 아무런 진정성을 보이지 않았다”며 사퇴 요구 사유를 밝혔다. 예능 쪽 관계자는 “오죽하면 예능 부장까지 나섰겠느냐. 사장의 결단 없이는 예능 쪽이 다 죽을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이 컸다”고 말했다. 이날 봄철 프로그램 개편을 책임지고 있는 편성국 김학영 편성기획부장과 광고국 진종재 광고영업부장도 보직에서 물러났다.
현재 권석 부장은 <황금어장-라디오스타> <우리 결혼했어요>, 조희진 부장은 <섹션티브이 연예통신>, 사화경 부장은 <놀러와>, 이민호 부장은 <스타 오디션-위대한 탄생2> <세상을 바꾸는 퀴즈>를 담당 피디 대신 연출하고 있다.
사쪽은 책임피디인 이들을 대체할 인력 투입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보직 사퇴 이후에도 프로그램 제작은 계속 맡아줄 것을 설득하고 있다. 보직 사퇴한 한 예능국 부장은 “보직은 내놨지만 프로그램은 계속 맡아서 할지 논의중에 있다”고 말했다.
파업 이후 <무한도전>은 8주간, <웃고 또 웃고>는 7주간 결방되고 있다. 파업 전 10%대였던 <놀러와>의 지난주 시청률은 5.6%로 추락했다. 파업 이후 결방되다 3월3일부터 방송이 재개된 <우리 결혼했어요>는 파업 전 미리 찍어둔 촬영분이 소진돼 방송을 이어갈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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