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감사국 두달째 “진행중”…시간끌기 지적
대주주 방문진도 뒷짐…구성원들 “외부 감사를”
대주주 방문진도 뒷짐…구성원들 “외부 감사를”
<문화방송>(MBC) 감사국이 김재철 문화방송 사장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에 대한 내부감사에 들어간 지 두 달이 되도록 결과물을 내놓지 않아 면피용 시간끌기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감사국 쪽은 노조가 지난 2월27일 ‘사장 법인카드 7억원’ 사적 유용 의혹을 제기하자 지난달 초 감사에 들어갔으나 24일 현재까지 “감사 진행중”이라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경영감독권을 지닌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여당 이사들은 “내부감사중”이라는 이유를 들어 법인카드 용처자료 제출조차 요구하지 않고 있다. 사쪽도 야당 이사들의 자료 요구에 감사가 끝나면 보고서 형식으로 내겠다고만 밝히고 있다.
노조는 사장 법인카드의 휴일결제가 전체 건수의 41.7%, 전국 특급호텔 이용액 1억5천만원, 귀금속과 명품백 수천만원어치 구매 등을 들며 개인용도 사용이 의심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사장은 지난 21일 업무상 배임 혐의 고발 건으로 경찰에 출석해 호텔 마사지를 받았다는 노조 주장이 허위사실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모든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회사 귀빈에게 선물했다는 뮤지컬 <이육사> 티켓 300만원어치가 업무와 무관한 고향 친구에게 전달된 것으로 드러나는 등 법인카드 의혹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감사국을 거친 한 간부는 “사장이 배임 혐의로 고발당하고 사회의 이목이 집중된 현안이니만큼 신속하게 감사를 해야 한다”며 “오래 끌수록 뭔가 있어 그런 게 아니냐는 의혹만 되레 키운다”고 말했다. 그는 고급화장품과 명품백 선물은 수령자의 확인서를 받아 업무 관련성을 따지고, 휴일결제에 대해선 누구와 어떤 목적으로 만나 돈을 썼는지 일일이 소명받는 게 감사의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또 증빙이 되지 않은 항목이 나오면 업무상 횡령이 성립돼 통상 쓴 돈을 물어내고 경중에 따른 징계를 받아왔다고 밝혔다.
구성원 사이에선 내부 기구가 작동하지 않는다면 문화방송을 외부감사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한 차장급 직원은 “감사원 감사가 언론탄압으로 돌아오는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지만, 공영방송 사장이 도덕적·법적 책임 없이 무소불위의 오너 행세를 한다면 외부감사로라도 견제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화방송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도 감사원법상 감사 대상 포함 여부를 놓고 논란을 벌인 끝에 회사 쪽 반대로 무산됐다. 한 부장급 직원은 방문진 이사진의 상식 회복을 우선으로 꼽았다. “엄기영 전임 사장 때는 임원 전원 사표까지 받아내던 현 방문진 이사진이 김 사장에게는 상식으로는 납득이 안 되는 것까지 용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화방송 사장은 법인카드 사용 한도가 없다. 상법상 주식회사로 분류돼 정보공개 의무도 없다. 방문진은 시민단체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의 김 사장 법인카드 용처 내역 청구에 대해 지난달 초 “엠비시 사장의 법인카드 집행내역은 통보받고 있지 않으며, 그 내역은 엠비시 영업기밀 사항으로 비공개한다”며 거부했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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