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KBS 이사 후보, 벌써부터 자격 논란

땡전뉴스·채용비리 의혹 인사 포함
노조 “부적격” 반발…두곳 151명 지원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한국방송>(KBS)과 <문화방송>(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이사 후보자를 공개 모집한 결과, 한국방송 이사에 97명, 방문진 이사에 54명이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통위는 17일 “지난달 29일부터 12일까지 이사 후보자 지원 신청서를 받아 이런 결과를 얻었다”며 “그러나 개인정보 보호와 공정한 심사 진행 등을 위해 지원자 명단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전체 상임위원 협의와 전체회의 의결을 거쳐 한국방송 이사의 경우 임기가 만료되는 다음달 31일, 방문진 이사는 다음달 8일 전까지 새로운 임원진을 임명할 계획이다.

그러나 방통위의 지원자 심사절차가 시작되기 전부터 ‘부적격자 지원 논란’이 벌어지고 있어, 앞으로 이사 임명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방송> 새노조는 16일 성명을 내어 이번 한국방송 이사 후보에 지원한 이길영 현 한국방송 감사의 후보 적격성을 문제 삼고 나섰다. 이씨는 2007년 5월 친구 아들을 자신이 원장으로 재직중이던 ‘대구경북 한방산업진흥원’에 부당한 방법으로 채용했고, 2006년 3월부터 1년여 동안 한나라당 경북도지사 후보 김관용 선거캠프에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고 새노조는 설명했다. 남철우 한국방송 새노조 홍보국장은 “비리 경력과 정파 논란까지 불거진 사람이 공정해야 할 공영방송 이사에 지원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5공 전두환 군사정권 시절 ‘땡전뉴스’를 구축한 장본인인 윤혁기 전 <에스비에스>(SBS) 사장이 한국방송 이사장으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한국방송 1노조는 “이런 인물에게 한국 대표 공영방송의 이사장을 맡기겠다는 건 케이비에스인들을 능멸하는 짓”이라며 반발 성명을 냈다.

한편 지난 10일 한국방송 새노조와 사회 각계 단체가 참여한 ‘한국방송 이사추천위원회 공동대표단’이 11명의 이사 후보를 추천한 데 이어, 12일 보수성향 시민단체 연합체인 공영방송개혁국민행동도 방문진과 한국방송 이사진을 추천했다. 국민행동의 추천 명단에는 방문진 이사진에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등 3명이, 한국방송 이사진에는 소설가 복거일씨 등 4명이 포함됐다.

유선희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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