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미디어

사진 조작 논란에 조선일보 기자 “고개 들 수 없을 만큼 창피해”

등록 2012-07-20 12:00수정 2012-07-20 14:08

이명박 ‘전 대통령’ 오기 이어 3년 전 찍은 태풍사진을 1면에 게재
잇따른 실수에 “편집국 내 기강 해이해졌다” 분석도
‘대한민국 1등 신문’임을 내세우는 <조선일보>가 최근 잇단 실수에 이어 사진조작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체면을 구기고 있다. 조선일보 안팎에서는 “편집국의 기강이 해이해진 탓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일 조선일보는 19일치 1면에 실린 ‘해운대의 성난 파도…오늘 태풍 카눈 수도권 관통’이라는 제목의 사진이 3년 전 사진이라는 의혹(▷조선일보, 3년전 찍은 사진을 어제 일로 보도<한겨레> 20일치 11면)에 대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2면에 1단으로 게재한 사과문을 통해 “(해당 사진은) 3년 전인 2009년 8월9일 태풍 모라꼿 당시 동일한 장소에서 촬영된 사진인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며 “(사진을 찍은 김용우 기자가) 18일 부산 해운대 일대에서 태풍 취재에 나섰지만, 상태가 좋지 않자 자신이 3년 전 같은 장소에서 찍었던 사진을 본사에 전송했다”고 독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조선일보는 이 사진에 “18일 오후 부산 해운대 앞바다의 파도”라는 사진설명을 달았지만, 해당사진에 2년 전 이미 철거된 아파트가 등장하는 등 현재 해운대 모습과 큰 차이를 보여 ‘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조선일보는 당일 <한겨레>의 거듭된 사실확인 요청에 “우리도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중이다. 그 이상의 답변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조작사실을 인정하고 공개적으로 사과문을 게재한 것이다.

누리꾼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역시 반도의 ‘1등신문”, “매일이 가짜인데, 새삼스럽다”, “드디어 덜미가 잡혔다. 쌤통이다” , “과연 기자 한 사람 외에는 몰랐을까” 라는 등 비난과 야유를 퍼붓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조선일보가 지난 2010년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 당시에도 주민이 찍어 제공한 사진에 포토샵(사진보정)을 해 포격 상황을 부풀린 사례를 들며 “사진조작이 처음이 아니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 조선일보가 사과문에서 “사진을 촬영한 김용우 기자는 프리랜서로서 보수를 지급받고 있다”며 “김 기자는 19일자로 사직했으며, 법적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덧붙인데 대해서도 “조작의 책임을 프리랜서 기자에게 떠넘기려 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한편에선 이번 사건이 발생한 근본적 원인은 ‘사진부 아웃소싱’ 에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조선일보는 지난 2월 편집국 사진부 소속 사진기자 12명을 <티브이 조선> 자회사인 <조선영상비전>으로 보내는 아웃소싱을 단행하고 편집국 사진부를 폐부했다. 한 일간지 사진기자는 “계약직 신분인 사진기자들이 실적에 매달리다보면 무리수를 둘 수 있다는 우려가 당시부터 제기됐다”며 “이번 사건의 본질은 무분별한 아웃소싱에 따른 신문 포토저널리즘의 위기”라고 진단했다.

한편, 조선일보는 이번 사진조작 사건 외에도 최근 1면과 2면 등 주요면 기사에서 잇단 오기를 해 누리꾼들의 비웃음을 산 바 있다. 조선일보는 사진조작 바로 전날인 18일치 2면 ‘문재인의 자신감…’ 기사에서 김두관 ‘전 경남지사’를 김두관 ‘전 경기지사’로 썼다가 19일치 2면에 사과문을 냈다. 앞서 지난 3일치 1면 ‘이상득 영장방침’ 기사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을 ‘전 대통령’으로 잘못 기재했다 다음날인 4일치 2면에 ‘바로잡습니다’를 통해 독자들과 이 대통령에게 사과하기도 했다.

이렇게 최근 잇따른 실수·조작에 대해 조선일보 내에서도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자기반성이 나오고 있다. 편집국의 한 기자는 “오기 부분에 대해서도 간부회의에서 상당한 질책이 있었는데 이렇게 사진조작 사건까지 불거지니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창피하다”며 “다같이 정신을 가다듬고 기강을 바로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사체서 뼈·치아 불법적출해 판매…한국은 안전할까
68년간 도망다닌 ‘97살 나치 전범’ 체포
회장님 출근길 때아닌 ‘경비영업 전쟁’
안철수, 힐링캠프 출연…본격 대선행보?
[화보] 여의도 국회판 ‘악수의 품격’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