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문화방송 사장
현 이사 김재우·남찬순 등 또 응모
노조 “후안무치 부적격자들” 반발
노조 “후안무치 부적격자들” 반발
170일 동안 지속된 <문화방송>(MBC) 파업 사태를 수수방관했던 김재우 현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 등 여권 추천 이사진 6명이 모두 차기 이사진 모집에 지원서를 냈다고 문화방송 노조가 밝혔다. 문화방송 노조는 “낙하산인 김재철 사장을 앞장서 비호했던 인물들이 또다시 이사진 모집에 응모한 것은 후안무치한 일”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문화방송 노조는 김 이사장을 비롯해 남찬순, 차기환, 김현주, 김광동, 문재완 등 여권 추천 몫인 현직 이사진 6명 전원이 차기 방문진 이사 모집에 응모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22일 밝혔다. 최근 노조에 대한 비방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김영 방문진 감사도 이사 공모에 지원했다고 문화방송 노조는 밝혔다.
문화방송 노조는 “여당 몫의 현 이사진은 지난 3년 동안 아무 능력이 없다는 것이 증명된 ‘검증된 부적격자’들”이라고 비판했다. 이용마 노조 홍보국장은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뉴라이트 출신이거나 정치권 출신의 편향된 인사들로, 170일 파업을 ‘정치파업’으로 규정하고 김재철 사장을 보호해왔다”고 주장했다. 여권 쪽 이사들은 지난 3월 야당 몫 이사진 3명이 발의한 김 사장 해임안을 부결시켰고, 사태 해결에 나서라는 방송통신위원회 등의 권고에도 미온적으로 반응해왔다.
방문진 이사들의 연임 시도는 이사진 개편을 통해 김재철 사장을 퇴진시킬 수 있다는 예상과 맥락이 다른 것이어서 문화방송 ‘정상화’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여야는 지난달 29일 ‘8월 초 구성될 방문진 새 이사진이 경영 판단과 법상식, 순리 등에 따라 방송 정상화를 위해 나선다’고 합의했고, 이는 새 이사진이 김 사장의 비리 의혹을 다루고 그에게 책임을 묻게 하겠다는 뜻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명박 대통령이 여권 이사 3명에 대한 추천권을 행사하더라도 새누리당이 추천하는 다른 3명이 야당 쪽 이사들 3명 편에 서면 사장 해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문화방송 노조는 여야 합의가 사실상 이런 뜻이라며 업무 복귀를 결정했다.
앞서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여당 추천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도 현상유지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도 받아들여진다. 박근혜 의원 쪽의 한 인사는 “새누리당이 추천권을 포기한다면 야당 추천 몫만 존중해 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새 인물들을 추천하지 않고 청와대나 방통위가 지원자 54명 중 입맛에 맞는 인사들로 방문진 이사회를 구성하면 김 사장은 자리를 지킬 공산이 커진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여권 쪽 이사진) 일부가 유임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문화방송 노조 관계자는 “청와대가 현 이사들 가운데 상당수를 재선임하려 한다는 소문이 있다”며 경계심을 나타냈다. 유선희 김외현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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