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6개월…제작비 턱없이 적어
콘텐츠 부족해 재방송 51% 달해
광고 없어 무료광고 비중 증가
정부선 34억여원어치 광고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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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출범한 종합편성채널(종편)이 수백억원대의 적자와 0%대 시청률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편성의 50% 이상을 재방송에 의지하는 것으로 국정감사 자료에서 확인됐다. 선정심사 당시 내건 계획도 대부분 이행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윤관석 민주통합당 의원은 9일 기업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6월까지 순손실액은 <중앙일보> 종편(JTBC) 825억원, <동아일보> 종편(채널A) 191억원, <매일경제신문> 종편(MBN) 18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종편(TV조선)의 손실액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시청률은 종편 4사 모두 여전히 0%대에 머물고 있다. 시청률 조사업체 에이지비(AGB)닐슨 조사를 보면, 2011년 12월1일~2012년 9월23일 종편 4사 평균 시청률은 0.45%에 불과하다.
프로그램 제작비용 또한 충분하게 투입되지 못하고 있다. 윤 의원실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8월까지 제이티비시는 652억원, 엠비엔은 341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개국 당시 ‘지상파 수준’의 프로그램 제작비와 콘텐츠 질을 약속했던 장밋빛 계획과는 한참 동떨어져 있다. 2010년 기준으로 <에스비에스>(SBS)와 <한국방송>(KBS)의 제작비는 각각 3000억원이 넘는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지 못하니 재방송 비율도 평균 51.7%에 달했다. 올해 7월까지 제이티비시가 55.1%, 티브이조선이 55.9%, 채널에이가 54.6%, 엠비엔이 41.0%다. 비슷한 기간에 한국방송은 18.8%, 에스비에스는 10.8%, 파업을 겪은 <문화방송>(MBC)은 26.9%의 재방송률을 기록했다. 윤 의원은 “종편의 생방송 콘텐츠가 대부분 뉴스라는 점을 감안하면 자체 생산 콘텐츠의 양이 어느 정도로 적은지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종편 4사는 선정심사 당시 낸 사업계획서에 담긴 내용들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이티비시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폐쇄자막 실시 △보도·교양·오락의 균형 잡힌 편성을 약속했다. 티브이조선은 △2012년 매출 2433억원 달성 △1만6000여개 신규 일자리 창출 등을 계획했다. 채널에이는 직접제작비 84.8%(2012년 기준) 외주제작 투입, 엠비엔은 매주 20편 이상의 공익 프로그램 제작 등을 내걸었다.
종편 사업자들이 출범 취지를 살리거나 ‘공약’을 지키지 못하는데도 정부는 광고를 통해 종편을 지원했다. 무소속 강동원 의원은 종편 출범 뒤 정부가 4개 종편에 34억3000만원어치의 광고를 줬다고 밝혔다.
낮은 콘텐츠 질과 바닥을 기는 시청률은 광고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이 한국언론진흥재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부 광고에 대한 종편 채널들의 평균 ‘보너스율’은 518%였다. 보너스율은 무료로 광고해주는 것을 본래 광고비에 대비한 수치다. 투자-콘텐츠 질-광고-수익성이 악순환 고리를 형성한 셈이다.
윤 의원은 “이명박 정부는 종편 허가 당시 생산 유발 효과가 2조9000억원, 취업 유발 효과가 2만1000명에 이를 것이라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보고서를 홍보하며 종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며 “그러나 이는 허황된 전망이었으며, 결국 종편 사업은 보수언론에 대한 특혜 몰아주기에 불과했음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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