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공정방송 위해 전국언론노조 조합원들이 30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연 ‘언론 장악 대선 활용 새누리당 규탄’ 기자회견에서 김재철 <문화방송>(MBC) 사장,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 이길영 <한국방송>(KBS) 이사장, 배석규 <와이티엔>(YTN)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KBS 잡기 힘들자 시간대 옮겨
2위 SBS와 경쟁, 명예회복 노려
뉴스 공정성 회복 없인 효과 의문
2위 SBS와 경쟁, 명예회복 노려
뉴스 공정성 회복 없인 효과 의문
<문화방송>(MBC)이 11월5일부터 평일 <뉴스데스크>를 밤 9시에서 8시로 1시간 앞당기기로 한 데 이어 <중앙일보> 종합편성채널 <제이티비시>(JTBC)도 평일 메인뉴스 시간대를 밤 9시로 한 시간 당기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밤 8시에는 ‘에스비에스 대 문화방송’, 9시에는 ‘한국방송 대 제이티비시’의 뉴스 경쟁이 벌어지게 됐다.
제이티비시는 “다음달 5일부터 <제이티비시 뉴스 10>의 이름을 <제이티비시 뉴스 9>로 바꿔 한 시간 앞당기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제이티비시는 “밤 9시는 시청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뉴스 시간대”라며 “새로운 뉴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제이티비시가 뉴스 시간을 앞당기는 것은 같은 날짜에 <뉴스데스크>를 전진배치하기로 한 문화방송의 조처에 대한 연쇄반응이다. 하지만 1%대 시청률로 주중 20%가 넘는 <한국방송>(KBS) <뉴스 9>의 적수가 되기에는 역부족이다.
관심은 ‘9시 리그’에서 탈락한 <뉴스데스크>가 체면치레를 할 수 있느냐로 쏠린다. 42년간 9시 뉴스 체제를 지켜온 문화방송의 시간 변경은 한국방송을 따라잡는 것은 너무 어렵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문화방송은 “시청자들의 생활 패턴에 큰 변화가 있다고 판단했다. 시청자들의 뉴스 선택권 존중과 뉴스 다양성 확장을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지만, 지난 15일 임원회의에서 김재철 사장이 전격적으로 시간 변경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인뉴스 2인자 자리를 지키던 문화방송은 올해 김 사장을 둘러싼 논란과 파업, 편파성 시비를 겪으면서 에스비에스에 자리를 내줬다. 9월까지 메인뉴스 주중 평균 시청률은 에스비에스 <8시 뉴스>가 12.4%인데 <뉴스데스크>는 6.8%다. <뉴스데스크> 시청률은 지난 7월7일에는 수도권 기준 1.7%로 역대 최저를 기록하는 수모를 겪었다.
하지만 <뉴스데스크>가 밤 8시로 이동해도 에스비에스 뉴스와의 경쟁이 쉽지 않아 보인다. <뉴스데스크>는 2010년 11월부터 주말 뉴스는 이미 밤 8시로 옮겼는데, 일요일인 지난 21일 동시간대 경쟁에서 에스비에스에 3.3% 대 9.6%(에이지비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로 크게 뒤졌다. 시청자 조사에서도 문화방송 뉴스의 공정성 평가는 지상파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용마 문화방송 노조 홍보국장은 “<뉴스데스크>는 시청자들의 신뢰를 잃었고, 그 결과 시청률은 반토막이 난 상황”이라며 “한국방송에 크게 밀리자 에스비에스와 경쟁하겠다는 것인데, 졸속으로 결정된 만큼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평일 밤 8시 뉴스 시청자들을 독점해온 에스비에스는 정면승부가 두렵지 않다는 입장이다. 에스비에스 관계자는 “우리는 지금까지 해온 대로 할 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8시 뉴스>가 <뉴스데스크>에 견줘 뉴스의 질이나 시청률 면에서 우위에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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