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영희재단 박우정(62) 이사장
리영희재단 첫 사업 나선 박우정 이사장
새달 3일 ‘복직촉구 토크콘서트’
“추모 대신 언론자유 정신 실천”
75·80년 해직기자들 초청 대담도
새달 3일 ‘복직촉구 토크콘서트’
“추모 대신 언론자유 정신 실천”
75·80년 해직기자들 초청 대담도
“정권의 언론장악에 맞서 싸워온 언론인들이 겪는 고난을 시민들이 공감하는 자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난 8월 중순 출범한 리영희재단의 박우정(62·사진) 이사장은 재단의 첫 사업으로 ‘해직 언론인 복직 촉구 토크 콘서트’를 여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새달 3일 저녁 7시 서울 종로 조계사 불교역사문화관에서 열리는 이번 무료공연이 ‘김재철’로 대표되는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 시도가 언론 현장과 사회를 얼마나 피폐하게 만드는지 확인하는 장이 됐으면 한다는 것이다.
리영희재단은 리영희 선생의 유족이 2010년 12월 장례식 때 모인 조의금을 한겨레신문사에 기탁한 뒤, 유족·한겨레신문사·창작과비평사가 발기인으로 참여해 발족했다.
박 이사장은 재단의 목표가 “리영희 정신을 기리는 것이 아니라 그 정신을 현실에서 다시 구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재단이 24명에 이르는 해직 언론인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이들이 리영희 선생의 정신을 실천하고 있는 “리영희 선생의 분신들”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 박 이사장 자신도 해직을 경험한 ‘리영희’다. 1980년 <경향신문> 기자였던 그는 5·18 항쟁 당시 광주시민을 폭도로 모는 신군부의 지침에 제작거부로 저항하다 해직됐다. 이후 시사월간지 <말> 편집장을 거쳐 88년 <한겨레> 창간 때 합류해 편집국장을 지냈다. 2010년부터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장도 맡고 있다.
하지만 박 이사장은 ‘엠비정권’에 의한 지금의 해직은 군사독재시절의 해직과 비교할 때 성격이 크게 달라졌다고 강조한다. 당시에는 권력의 언론장악 시도에 대다수 언론인이 함께 저항하는 ‘권력 대 언론의 싸움’이었다면, 현재는 언론 내부의 일부가 권력의 추종자가 되고 스스로 권력화해버려 상황이 더 어렵고 복잡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많은 시민이 이런 상황을 공유해나갈 때에만 “권력을 쥔 사람들도 언론의 공정성은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것을 인정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이명박 정권 1호 해직 언론인인 노종면 <와이티엔>(YTN) 전 노조위원장이 리 선생의 부인인 윤영자씨 인터뷰를 통해 ‘원조 해직 언론인’과의 대화를 나누고, <문화방송>(MBC) ‘피디수첩’의 최승호 피디는 동아투위 성유보 희망래일 이사장 등 75년과 80년 해직 선배들을 인터뷰한다. 또 이근행 <문화방송> 피디와 이광호 <부산일보> 편집국장 등 해직 언론인들이 좌담자로 참석해 언론 정상화의 꿈을 함께 나눈다. 고은 시인과 가수 권진원, 강허달림, 한겨레평화의나무합창단이 시와 노래로 복직 촉구 목소리에 힘을 보탠다. (02)7100-288.
글·사진 김보근 한겨레평화연구소장 tr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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