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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단독] 김정철을 김정은으로 둔갑 <더 선>
한국언론들 그대로 인용해 무더기 오보

등록 2013-04-10 18:46수정 2013-04-11 01:22

'더 선' 인터넷 화면 캡처.
'더 선' 인터넷 화면 캡처.
영국의 최대 발행부수 타블로이트판 신문인 <더 선>이 김정은 북한노동당 제1비서와 그의 둘째 형 김정철을 혼동해 오보를 냈다. 한국 언론들도 <더 선>의 오보를 그대로 받아쓰는 바람에 덩달아 무더기 오보를 냈다.

<더 선>은 9일 “김정은이 지금은 미국이 증오하는 독재자이지만 학창 시절에는 아메리칸 히어로를 연기한 소년이었다”며 김정은이 스위스 베른 국제학교를 다니던 시기에 학생들이 자체 제작한 미국의 인기 뮤지컬 <그리스>에 출연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기사와 함께 김정은이라고 소개한 사진 4장을 실었다.

이 사진들 중 두번째부터 네번째까지 3장에 실린 인물은 김정은이 아니라 그의 둘째 형 김정철이다. 국내에서 김정은과 김정철에 관한 연구로 권위를 인정받는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더 선>에 실린 사진들은 김정은이 아니라 김정철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더 선' 인터넷 화면 캡처. 2번째부터 4번째 사진
'더 선' 인터넷 화면 캡처. 2번째부터 4번째 사진

첫번째 사진도 김정은이 아니라 김정철일 가능성이 크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가죽 재킷을 입고 선글라스를 낀 김정은이 스위스 유학 시절에 뮤지컬 <그리스>에 출연한 것’이라고 소개된 첫번째 사진에 대해 “이 사진 속 인물도 김정은이 아닌 김정철로 보인다. 다만 이 사진만으로는 누구인지 확실히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더 선' 인터넷 화면 캡처. 1번째 사진
'더 선' 인터넷 화면 캡처. 1번째 사진

사진뿐 아니라 김정은과 김정철의 스위스 체류 시기를 봐도 사진 속 인물은 김정은으로 보기 어렵다. 김정은은 1996년 여름부터 2001년 1월까지 스위스 베른에 체류했다. 반면 김정철은 1993년 9월부터 1998년8월까지 베른 국제학교를 다녔다. <더 선>에 실린 두 번째 사진에는 1995년에 촬영한 사진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는데 이 시기에 김정은은 베른이 아닌 평양에 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정은은 베른 국제학교에 다닌 적이 없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은 1996년 스위스에 와서 외국어교육 학생반에서 1년 동안 언어교육을 받고 이후 리베펠트-슈타인횔츨리 공립학교를 다녔다. 그는 베른 국제학교를 다닌 적이 없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2013년 4월10일치 A27면
동아일보 2013년 4월10일치 A27면

YTN 화면 캡처
YTN 화면 캡처

김정은과 김정철을 혼동한 오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9년에 스위스의 시사주간지 <레브도>(L‘Hebdo)가 김정철의 베른 국제학교 학력을 김정은의 것으로 보도해 오보를 낸 바 있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이번 <더 선>의 오보도 <레브도>의 사례와 같은 유형의 오보다. <더 선>이 김정은과 김정철을 혼동한 것 같고, 국내 언론들도 확인 없이 보도하는 바람에 줄오보를 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규남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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