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지사가 진주의료원과 관련해 자신을 비판하는 칼럼 등을 쓴 기자 2명을 상대로 각각 1억원씩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시민사회단체와 야당 쪽은 ‘언론 탄압’이라며 홍 지사를 비판했다.
경남도는 18일 “홍 지사가 지난 16일 최상원 <한겨레> 기자와 정상섭 <부산일보> 기자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소장을 두 기자의 주소지가 있는 창원지법 마산지원과 창원지법에 각각 냈다”고 밝혔다.
홍 지사는 지난달 21일치 <한겨레> 6면에 실린 최 기자의 칼럼 ‘홍준표 지사의 국정조사 피하기 꼼수’와 지난달 26일치 <부산일보> 2면에 보도된 정 기자의 기사 ‘홍준표의 거짓말…대학병원 “의료원 위탁 제안 없었다”’를 문제 삼았다. 그는 소장에서 “허위 보도기사로 인하여 사회 경제적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명예를 훼손당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18일 트위터에도 두 건의 기사를 두고 ‘허위보도’라고 주장하는 글을 올렸다.
해당 기사에서 최 기자는 국회 국정조사를 피하지 말고 응할 것을 홍 지사에게 촉구했다. 정 기자는 대학병원 3곳에 진주의료원 위탁 운영을 의뢰했다는 경남도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18일 ‘홍준표 경남지사 규탄 성명서’를 내어 “홍 지사의 민사소송은 정당한 언론 활동에 대한 재갈 물리기이자 승소가 목적이 아닌 본보기 선제행동이라고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경남본부도 성명을 내어 “홍 지사의 명예는 도민과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하지 않고, 치졸한 꼼수를 부리지 않으며, 올바른 도정을 펼 때 찾아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경남도당 등도 성명을 내어 “홍 지사의 이번 민사소송은 언론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훼손한 명백한 언론 탄압”이라고 비판했다.
경남도를 취재하는 다른 언론사 출입기자는 “홍 지사가 기자 개인을 상대로 소송을 낸 것은 진주의료원 문제 등에 비판적인 여러 언론사들을 위축시키고 기자들을 겁박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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